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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물동량 감소 비상] 정부 물동량 예측 '헛다리'

두 개의 거점 무역항을 육성한다는 이른바 '투포트'(Two Port) 정책에 따라 조성된 광양항이 목표 물동량의 절반도 못 채우고 있는 데 이어 믿었던 부산항마저 올 들어 물동량이 급감하고 있다. 중국이 대대적인 항만투자를 하며 환적화물 물량을 빼앗고,국내발 물동량이 제자리 걸음을 하는 등 대내외적인 환경이 나빠진 게 1차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정부의 잘못된 항만정책도 한 몫 했다는 지적이다. ◆항만시설 '양극화' 극심=정부는 95년부터 동북아 허브를 겨냥해 총 26조7584억원이 투입되는 부산신항과 광양항 등 신항만 개발사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부풀려진 물동량 예측과 지역 균형발전 논리에 의해 항만을 건설하다 보니 하역 시설이 남아도는 곳과 모자라는 곳이 갈리는 시설 '양극화'현상이 심각하다. 대표적인 실패 사례가 광양항이다. 광양항은 동북아 허브를 겨냥해 1998년 개항 당시 12개 선석,283만개(20피트 기준)의 처리능력을 갖췄다. 그러나 지난해 고작 143만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하는 데 그쳤다. 1조7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시설 절반 가까이를 수년째 놀리고 있는 것. 반면 지난해 물동량 증가율 전국 1위를 기록한 인천항은 상황이 정반대다. 인천항은 노선이 다양하지 않지만 컨테이너 물동량이 1995년 29만6000개에서 2005년 115만3000개로 꾸준히 늘어왔다. 물동량 증가율이 전국 3대 무역항인 부산항 3%,광양항 8%를 크게 앞선 23.3%다. 인천항은 부두시설 부족으로 2008년께에는 과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잘못된 물동량 예측이 화근=해양수산부의 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47개 선석에 불과한 컨테이너 부두는 2011년 무려 127개로 3.5배 늘어난다. 앞으로 부산 신항과 광양항에서 물동량이 늘어난다는 예측하에 공사를 계획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예측 통계는 부실하기 짝이 없다. 물동량 예측 과정에서 지역의 로비가 들어갔다는 주장이 자주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1514만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초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2004년 컨테이너물동량 분석(잠정) 및 2005년 전망'의 1569만∼1596만개보다 50만개 적고 2003년 최초로 발표됐던 동북아 물류 중심 로드맵에 나와있던 2005년 물량 1900만개와 무려 400만개 가까이 차이가 난다. 기획단계에서 충분한 사전점검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예측이 행해졌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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