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는 성주다. 성주는 온라인 게임에서 통상 한 성(城)의 주인을 말한다. '맹주''길드장'이라고도 불린다. 여럿이 한꺼번에 접속해 파티(집단)를 만들어 이들 간의 싸움으로 승부를 가리는 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MMORPG)에서 성주 또는 맹주는 절대적인 권한을 지닌다. 성주가 되기 위해선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우선 파티장이 돼야 한다. 파티장은 여러 게이머들 사이에서 나온다. 개개의 게이머들이 뭉친 것이 파티이고 그 우두머리가 파티장이다. 파티장은 이후 다른 파티와의 협력을 통해 결속력을 다지거나 대결을 통해 흡수한다. 세력이 키운 통합파티장은 성을 공격한다. 이기면 파티장 중에서 새로운 성주가 탄생한다. 패배하면 파티장에 머문다. K씨는 "공성전을 하려면 파티 인원이 최소 100명 이상은 돼야 한다"며 "통상 200∼300명의 캐릭터가 한꺼번에 성을 공격하고 성주 역시 비슷한 인원으로 방어한다"고 설명했다. 공성전에서 승리하면 파티장 중 한 명이 새로운 성주로 탄생하지만 지면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한다. 공성전에만 20만∼30만원씩 들어간다는 게 K씨의 설명. 성주가 되면 성 안에서 절대적인 권한을 갖는다. 성주는 세금을 포함해 연1억원가량의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성주는 이 밖에 성 안에서 이벤트를 열어 성 안 주민들을 위로하기도 하며 캐릭터들의 지위를 조정하고 상과 벌을 내리기도 한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