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재오 신임 원내대표가 13일 대여 강경투쟁 방침을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오늘 이후에 하는 '사학법 투쟁'은 노무현 정부의 실정을 총체적으로 규탄하는 쪽으로 방향을 조절하겠다"며 사실상 '반(反)노 투쟁'을 선언했다. 그가 강공 일변도가 아닌 원내외 병행투쟁을 지지하는 소장파와 비주류의 지지 속에 당선됐다는 점에서 이 같은 발언은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이 원내대표는 "여당과 정부를 믿고 더 이상 인내할 수 있는 것이 한계에 왔다"며 "사학법 투쟁은 수위를 높여 그대로 진행하고,노 정권의 총체적 국정 실정에 대해 강도 높게 책임을 추궁하겠다"고 강조했다. 사학법 문제에만 집중하다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다른 현안들까지 들고 나와 노 대통령과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것이어서 여야 간 대치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구체적 투쟁 현안으로 △황우석 파동과 관련된 현 정권의 책임 △브로커 윤상림 사건 △부동산 정책과 서민경제 문제 등을 꼽았다. 이 원내대표는 "당 교육권 수호 분과 위원회를 통해 사학법 재개정안을 만들겠다"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선출되는 대로 재개정안을 놓고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명박 서울시장과 일정 정도 거리를 두면서 박근혜 대표와의 갈등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도 주력했다. 이 원내대표는 대표적 '반박(反朴)-친이(親李)' 인사로 분류돼 왔다. 그는 "박 대표와 당무를 협의할 때 의견이 다를 경우 원내대표가 양보하겠다"며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정신을 지키고 갈등의 냄새도 나지 않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시장과 박 대표 간 의견이 상충할 경우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이냐는 질문에 "제가 무슨 이 시장 대리인도 아니고…"라면서 명확히 선을 그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