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프로치샷을 한 볼이 그린을 조금 벗어난 지점에 멈춰 짧은 칩샷이나 피치샷을 해야 할 판이다.이때 '깃대를 꽂아둘 것인가,뺄 것인가'로 고민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어떻게 하는 것이 유리할까.
깃대를 꽂아 두라고 주장하는 쪽은 NASA(미국 항공우주국) 과학자 출신의 쇼트게임 전문교습가 데이브 펠즈와 프로골퍼 프레드 커플스가 대표적이다.
펠즈는 과학적인 실험으로 쇼트게임을 분석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펠즈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더 효과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스윙 로봇'으로 수천회의 샷을 해보았다.
그 결과 깃대를 꽂아둘 때가 뺄 때보다 볼이 홀인되는 확률이 33%나 높았다.
그 이유는 볼이 적절한 세기로 굴러갈 때는 물론 좀 세게 가더라도 깃대에 부딪치면 홀인이 되거나 홀 주변에 멈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내리막 라이에서도 깃대를 꽂아 두는 편이 더 효과가 있다.
또 깃대의 굵기가 예전보다 가늘어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볼이 깃대를 맞고 홀로 떨어질 공간도 그만큼 넓어졌다.
펠즈는 "단 깃대가 골퍼쪽으로 매우 기울어져 있는 경우는 예외적으로 빼고 치라"고 말한다.
커플스는 "깃대를 빼고 칠 경우 볼의 스피드가 완벽하지 않으면 홀인될 가능성이 아주 낮다"고 주장한다.
그런가하면 강욱순 프로는 이 경우 대체로 깃대를 뺀 뒤 샷을 한다.
강욱순 프로는 "짧은 샷이기 때문에 퍼트할 때처럼 곧바로 홀에 넣으려고 집중하기 위해 깃대를 뺀다"고 설명한다.
어떻게 할 것인지는 골퍼 각자의 취향에 달려있지만 골프는 '막연한 믿음'보다는 '과학적 근거'가 우선이 아닐까.
골프규칙상 이 상황은 깃대를 꽂아도,빼도 상관없다.
꽂아 둘 경우라면 캐디나 다른 사람이 깃대 옆에 있도록 해서는 안 된다.
캐디에게 깃대를 잡으라고 했다가 친 볼이 캐디에 맞으면 2벌타를 받게 된다.
깃대를 빼려면 홀에서 먼 곳에 두는 것이 안전하다.
볼이 빼놓은 깃대에 맞아도 친 골퍼에게 2벌타가 부과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