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명을 딴 거리와 다리가 국내외에 연이어 생겨나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높아진 데다 각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기업 유치를 위해 친기업 정책을 잇따라 표방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12일 각 지자체와 산업계에 따르면 경북 구미시는 올해 구미공단 수출 300억달러 돌파를 기념해 구미 1공단과 4공단을 잇는 산호대교를 'LG대교'로 명명키로 결정했다. 구미시는 LG계열사가 구미 수출액 중 35%를 차지하는 등 LG가 구미와 국가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판단,산호대교 이름을 이같이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미공단과 칠곡군 석적면을 연결하는 남구미대교를 '삼성대교'로 이름 붙이려던 계획은 삼성측의 고사로 확정되지 않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는 자유로에서 낙하IC를 지나 파주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로 이어지는 군도 3호선 5.9km 구간 왕복 4차선을 최근 'LG로'로 지정했다. 파주가 LG필립스LCD 생산시설 건설과 함께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산업단지로 변모하게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지난 8월엔 경남 창원시가 창원 적현로와 양곡동 국도 2호선을 잇는 3km 구간을 개통하면서 '두산·볼보로'로 이름을 붙였다. 또 경기도 수원에는 '삼성로',부산엔 '르노삼성로',광주광역시에는 '삼성로'와 '기아로' 등이 들어서 있다. 현대자동차 공장 인근의 울산 명촌동 4.9km 구간은 '해안로'에서 현대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호를 따 '아산로'로 바뀌었다. 해외에서도 국내 기업의 브랜드명이 들어간 다리나 도로가 쏟아지고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 서쪽으로 통하는 '발쇼이 카메니 다리'는 10년 가까이 LG 광고판만 내걸리면서 모스크바 시민에게 'LG브리지'로 더 유명하다. 성 바실리 성당(크렘린 동쪽)과 마주보고 있는 '볼쇼이 모스크바레츠키 다리'는 '삼성 브리지'로 통한다.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시 중심지에는 왕복 6차선의 'LG다다오(大道)'가 있다. 폴란드 므와바시는 시 이름 자체를 '므와바-LG타운'으로 바꾸고 공장 진입로도 'LG거리'로 공식 지정했다. 베트남 노이바 국제공항에서 하노이 시내로 연결되는 3.7km의 탕롱 대교도 현지에서는 'LG다리'로 불린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크릭강을 연결하는 '알 막툼' 다리는 '삼성 브리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주변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에는 '삼성로'가 있다.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의 현대차 공장 앞 도로는 '현대로'로 명명됐으며 조지아주 애틀랜타 교외의 SKC 공장 진입도로는 'SKC 드라이브'로 불리고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