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국일제지의 요청을 받고 아람제1호구조조정조합이 갖고 있던 신호제지 지분 11.8%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이에 따라 신호제지의 경영권 분쟁은 현 경영진의 우호지분으로 알려진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지분율 9.9%)과 국일제지를 지지하는 신한은행 간의 '백기사' 경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신호제지의 최대 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은 지난 14일 신호제지 주식 280만주(지분율 11.8%)를 장내에서 매입했다고 16일 밝혔다. 매입대금은 주당 210억원이고 주당 매입단가는 약 7500원이다. 신한은행이 매입한 지분 가운데 273만9010주(지분율 11.5%)는 아람구조조정조합이 내놓은 물량이다. 신한은행측은 지분매입 배경에 대해 "국일제지측이 신호제지의 전문경영인 체제구축 및 재무구조개선 노력 등을 약속하며 우호적 투자자로서의 지원을 요청해온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신호제지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가치 하락으로 회사의 채권상환능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고,국일제지쪽이 신호제지를 경영하는데 가장 적임자라고 판단돼 국일제지측의 요청을 수용했다"고 덧붙였다. 신한은행은 작년 12월 신호제지에 2500억원의 신디케이션 론을 제공할 때 주간사를 맡았었다. 이와 관련,아람FSI 관계자는 "신호제지 현 경영진이 업무집행조합원인 아람FSI에 알리지 않고 조합지분을 제3자에 매각함에 따라 조합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지분을 매각했다"며 "신호제지가 추진 중인 476억원 상당의 유상증자가 실시될 경우 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현금을 미리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우호주주로 나섬에 따라 국일제지측이 총 54.55%의 의결권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신호제지의 주요주주는 국일제지(19.8%),아람FSI(12.07%)와 신한은행(11.8%),피난자인베스트먼트(8.7%)와 아람구조조정조합(2.2%) 등이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