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파는 허용할 수 없다' 대(對) '플레이가 너무 지연된다.'


올해 6회째를 맞은 한국여자프로골프 하이트컵 여자오픈(총상금 4억원)은 플레이 시간이 오래 걸리기로 유명하다.


대회가 열리는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GC(파72·6391야드) 코스가 어려운 데다 핀 위치까지 고약하게 꽂혀 있어 선수들이 플레이하면서 애를 먹기 때문이다.


21일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는 비까지 내리면서 경기시간이 팀당 6시간가량 소요됐다.


그 이유가 재미있다.


"주최사인 하이트의 박문덕 회장이 대회에서 언더파를 허용할 수 없다는 자존심을 내세워 코스를 매우 어렵게 세팅하기 때문이다(대회 경기위원)." 그 경기위원은 "최종일인 22일에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에도 마지막날 12번홀의 경우 핀을 지나치게 어려운 곳에 꽂아 무려 7팀이 밀리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플레이가 지연된다는 비판과 언더파를 허용하지 못한다는 오너의 소신(?)이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USGA(미국골프협회)는 홀당 14분씩 1라운드가 4시간12분 만에 끝나도록 권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골프장은 미국처럼 토너먼트 코스가 아니고 홀간 이동거리가 길어 기준시간이 홀당 16분씩 4시간48분으로 잡혀 있다.


하지만 블루헤런GC만 오면 사정이 달라진다.


경기위원들도 이곳에서는 5시간 내에 플레이를 마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인정한다.


하이트컵은 이틀째 단 한 명도 언더파를 기록하지 못해 주최측 의도대로 돼가고 있는 모습이다.


첫날 선두였던 최나연(18·SK텔레콤)과 강수연(29·삼성전자) 이선화(19·CJ)가 합계 이븐파 144타로 공동선두를 형성하고 있다.


최나연은 3언더파로 단독선두를 달리다가 16번홀(파4)에서 티샷이 로스트볼로 처리되면서 트리플보기를 기록,공동선두를 허용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