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고금리 특판예금에 하루 평균 1조원가량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신중을 기하던 국민은행까지 '특판 경쟁'에 가세하면서 은행 간 수신 경쟁은 전면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이 지난 20일부터 판매 중인 연리 4.5%(1억원 미만은 4.4%)의 1년제 특판 정기예금은 이날까지 8000억원이 몰렸다. 하루 평균 수신액이 200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하나은행이 정기예금과 함께 특판 상품으로 내놓은 연리 3.2~3.5%의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에도 4일 만에 무려 1조5000억원이 유입됐다. 이 예금은 종전 MMDA에 비해 금리가 0.8~1.1%포인트 높은 상품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근 채권 금리 상승으로 머니마켓펀드(MMF)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확정수익률을 보장하는 MMDA로 부동자금이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이 우리금융 주식의 시가총액 10조원 돌파를 기념해 이날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연리 4.5%의 특판 정기예금에도 출시 첫날에만 1840억원이 들어왔다. 신한은행이 지난 21일 내놓은 연 4.5% 금리의 특판예금 역시 사흘 만에 3000억원어치가 판매돼 한도가 모두 소진됐다. 이 상품과 함께 출시된 '신한 에이스 채권'도 인기를 끌어 연 4.8% 수익률의 2년 만기 채권은 530억원,연 5%의 3년 만기 채권은 465억원어치가 팔렸다. 앞서 지난 12일 연리 4.5%의 상품을 선보이며 은행권 수신금리 인상 경쟁에 불을 댕겼던 SC제일은행도 이날까지 9일(영업일 기준) 만에 6922억원을 끌어모아 하루 평균 770억원의 예금 유치 실적을 올리고 있다. SC제일은행보다 이틀 늦게 나온 한국씨티은행의 특판예금에도 그동안 하루 평균 570억원씩 약 4000억원이 예치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특판예금을 판매 중인 이들 5개 은행의 실적만 합쳐도 하루 평균 예금액이 1조원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이처럼 특판예금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도 26일부터 최고 연 4.6%의 1년제 특판예금을 내놓고 경쟁에 가세키로 해 다른 은행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자산 규모 기준 국내 2위 수준인 농협도 다음 달 중 고금리 특판 예금을 출시할 예정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