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초반까지는 옥외광고 수단으로 크게 두 종류가 사용됐다.
도시 외곽 도로를 따라 설치할 수 있는 대형 간판과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수단이 주요 매체였다.
옥외광고 업체들은 간판을 설치할 좋은 길목을 확보하거나 버스 노선표를 분석하는 데 골몰했다.
JC드코는 다른 길을 걸었다.
기존 고객들을 잡기 위해 경쟁하기보다는 옥외광고를 하지 않는 기업에 주목했다.
옥외광고를 꺼리는 업체들은 광고 노출시간이 짧은 데다 반복해서 보여지는 효과가 낮다는 데 불만을 가졌다.
특히 인지도가 낮은 기업들은 회사 이름과 제품 내용을 충분히 전달할 수 없다는 이유로 고개를 돌렸다.
JC드코는 옥외광고를 거부하는 비(非)고객군의 핵심적인 공통점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람들이 몰리는 시내 중심가에 고정된 광고공간이 부족하다는 게 가장 큰 장애요인이었다.
해결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몇 분간 머물면서 광고를 볼 수 있는 도심의 고정된 장소에 주목했다.
바로 버스정류장이나 공중전화 박스 같은 곳이었다.
이 장소에 옥외광고를 할 수 있는 공간만 확보된다면 비고객 계층을 고객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그 장소들이 시 당국의 허가 없이는 광고가 불가능한 공공장소라는 점이었다.
JC드코는 해결책을 고민하다 묘안을 생각해 냈다.
바로 '거리 가구'였다.
거리조형 시설물을 지어 시 당국에 무료로 제공하고 보수 정비와 유지까지 맡는 대신 광고를 부착할 수 있는 독점권을 받아낸다는 것이었다.
거리조형물을 기부받는 조건이라 시 당국도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시 당국의 허가를 받은 JC드코는 광고 게시판을 갖춘 거리조형물을 시내 중심가에 설치함으로써 평균 광고 노출 시간을 현저히 늘리고 홍보효과도 높였다.
노출시간이 늘어나면서 콘텐츠도 더 풍부해지고 복잡한 메시지 전달도 가능해졌다.
JC드코는 시 행정당국과 8∼25년 장기 계약을 통해 광고 게시 조형물 설치 및 유지·보수비용을 절감했다.
초기 자본을 투자한 후 그 다음 해부터 지출하는 경비는 광고 게시 조형물의 유지와 보수에 필요한 경비뿐이다.
또 15일 걸리던 광고 게재 대기 기간을 2∼3일 내로 앞당겼다.
JC드코는 거리조형물을 이용한 광고로 비고객들을 흡인하면서 광고업계의 블루오션을 창출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