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개월 동안 매수와 매도 사이를 오락가락했던 외국인이 지난 주부터 뚜렷한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5일 연속 '사자'움직임을 이어갔다.


이런 변화는 MSCI지수의 대만비중 상향조정마무리,미국 금리인상 종결조짐 등과 맞물려 외국인 매수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외국인이 매수에 본격가담할 경우,기관의 '나홀로 매수'만으로는 힘겹게 느껴지던 지수 970~1000구간의 매물벽 돌파에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다.


◆외국인,매수 재개 본격화하나


외국인은 4~5월 내내 하루나 이틀 매수하고,다음날 바로 처분하는 식의 혼란스러운 매매 행태를 반복했다.


이 같은 방향성 상실은 4월 소폭 매도(1888억원),5월 소폭 매수(1396억원)라는 엇갈린 지표에서도 잘 드러난다.


하지만 이달 들어선 불과 사흘(1~3일) 만에 2911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매수 전환이 대만 증시의 MSCI 비중 확대가 마무리된 시기와 일치하고 있는 점이 관심을 끈다.


외국인은 대만 증시 비중 조정을 앞두고 5월 한 달간 대만에서 30억달러어치를 사들인 반면 한국에선 1억달러 순매수에 그쳤다.


헤지펀드의 매도 공세가 그친 점도 긍정적이다.


헤지펀드 매도 주체로 꼽혔던 케이만군도 지역 외국인은 작년 5월부터 이어진 1조3000억원가량의 대규모 매도를 마무리하고 지난 4월부터 매수 우위로 전환했다.


또 지난 한 주 동안 4억달러가 유입된 것을 비롯해 한국 관련 해외 펀드로 4주째 자금이 들어오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우리 증시와 연관성이 높은 미국 나스닥이 최근 저항 구간을 돌파한 점도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것으로 보인다.


◆블루칩 매수 여부가 관건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해외 자금이 들어오고 있고,경기도 회복 중이기 때문에 앞으로 외국인은 매수 우위에 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장세를 주도해 나갈 정도의 대규모 '사자' 움직임을 지금 당장 기대하는 것은 힘들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박경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보름째 외국인 매물에 시달리며 50만원 벽을 넘지 못한 것에서 보듯 정보기술(IT)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게 본격적인 매수 전환의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외국인의 최근 매수 종목은 핵심 블루칩보다는 주변주로 몰리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5일간 하이닉스 LG카드 LG전자 등 이른바 '2등주'를 각각 400억원어치 이상 사들인 반면 삼성전자 한전 포스코 등 블루칩은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 매수가 아직 '한국 증시'에 베팅하는 수준은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강신우 한국투신운용 부사장은 "하반기 실적 회복에 대한 신호가 좀 더 뚜렷해져야 외국인 매수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