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완기 효성기계 회장(65)은 모터사이클 헬멧 업계에선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1974년 맨손으로 헬멧 사업에 뛰어든 지 20년도 안 돼 HJC(옛 홍진크라운)를 세계 1위 업체로 키웠기 때문이다.


그동안 2위와의 격차도 지속적으로 벌여 이제는 세계 시장점유율 20%로 헬멧 업계의 '지존'이 된 상태다.


그런 그가 지난 21일 국내 2위 모터사이클 업체인 효성기계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홍 회장은 "'마지막 불꽃을 태워 효성기계를 HJC처럼 만들어보겠다'는 의욕이 생기다가도 'HJC로 쌓아온 명성이 한순간에 사그라들면 어쩌나'하는 두려움 때문에 한동안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두려움보다는 의욕이 앞선다고 했다.


침체의 늪에 빠진 국내 모터사이클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올 자신도 있고,방법도 찾았다고 했다.


-효성기계 대표이사에 취임하게 된 배경은.


"지난 2003년 말 이경택 한솜모터스 사장이 당시 거버너스 펀드로부터 효성기계를 인수할 때 우호지분으로 참여한 게 인연이 됐다.


이후 최평규 ㈜삼영 회장과 지분 경쟁을 벌이다 작년말 공동 경영에 합의한 뒤 회장으로 취임했다.


당시엔 대표이사가 아니었지만 이제 이 사장의 사임으로 대표이사가 된 만큼 모든 책임과 권한을 갖고 일하게 됐다.


하지만 효성기계의 최대주주는 26.01%를 가진 최 회장측인 만큼 중요 결정은 최 회장과 협의하고 있다.


현재 HJC측의 지분은 22.80%다."


-적자에 허덕여온 효성기계를 살릴 방법이 있는지.


"효성기계가 어려웠던 가장 큰 이유는 자금 부족 때문에 연구·개발(R&D) 투자를 게을리한데 있다.


좋은 제품을 내놓으면 반드시 잘 팔리게 돼 있다.


HJC가 잘 된 것도 R&D 투자비를 매출액의 10%가 넘게 쏟아부은 덕분이다.


R&D를 강화하다 보면 '히트상품'이 나오게 마련이고,이렇게 되면 회사는 금방 뜬다.


올해 효성기계에 대한 투자비를 작년보다 5배가량 늘어난 100억원으로 책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내년에도 유상증자를 통해 투자 재원을 대폭 마련할 방침이다."


-히트 상품으로 어떤 제품을 준비하고 있는가.


"일단 지난해 국내 최초로 개발한 650cc짜리 모터사이클의 반응이 좋은 만큼 조만간 후속 모델을 선보일 방침이다.


배기량 1000cc급 초대형 모터사이클은 내년 초 개발에 들어가 이르면 2007년 말 출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 전기로 움직이는 모터사이클이나 3바퀴 또는 4바퀴짜리 모터사이클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매출 목표가 비현실적인 것은 아닌지.


"올해 목표를 매출 1321억원에 영업이익 47억원을 내는 것으로 잡았다.


이는 800억원의 매출에 14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작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치다.


2008년에는 매출 2050억원에 206억원의 흑자를 달성할 계획이다.


방법은 두가지다.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고,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올 초 미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1000cc급 모터사이클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및 생산은 창원공장을 중심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중국 충칭공장에서 생산되는 50∼250cc급 모터사이클은 국내 및 동남아시아 시장이 타깃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