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통장은 이자보다는 부가서비스로 선택을.' 은행들이 금리가 낮은 '핵심예금(core deposit)'을 늘리기 위해 수수료 할인 등 각종 부가서비스를 내걸고 수신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핵심예금이란 보통예금 저축예금 기업자유예금 별단예금 등 금리가 연 0.1~0.3%에 불과한 상품들. 이 예금이 많을수록 은행의 대출금리 경쟁력이 높아지게 된다. 은행들은 특히 직장인을 겨냥,급여통장으로 많이 사용되는 보통예금 저축예금 등에 대한 부가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추세다. ○예금 리모델링 경쟁 하나은행은 지난 2월 말 입출금식 예금인 '부자되는 통장'을 내놓았다. 이 통장으로 급여 또는 아파트 관리비를 자동이체하면 현금인출기 및 인터넷.폰뱅킹 수수료를 면제받는다. 금리는 비록 0.1~0.2%에 불과하지만 이같은 부가서비스의 장점으로 발매 2개월 만에 계좌 수 20만개,잔액 3백억원을 돌파하는 인기를 끌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예대마진 면에서 보통예금 3백억원은 정기예금 1조원과 맞먹는다"며 "은행은 낮은 코스트로 자금을 유치하고 고객은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어 서로가 윈윈(win-win)하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에 이어 신한.조흥은행은 지난달 25일 새내기 직장인을 대상으로 '스타트플랜 저축예금'을 선보였다. 이 예금에 월급을 이체하면 6개월간 전자금융 수수료 면제,정기예금 및 대출 금리 우대(0.1~0.3%포인트),여행상품 할인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에 질세라 우리은행도 지난달 27일 입출금식 예금상품인 '우리가족통장'을 선보였다. 수신금리는 연 0.1~0.3%지만 신규 고객 및 아파트담보대출 고객에게는 일정 기간 각종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또 카드연회비 면제,대여금고 무료 이용,환전.송금시 환율 우대 등의 조건도 내걸어 불과 일주일 만에 4만7백계좌에 4백47억원의 판매를 기록했다. ○리딩뱅크 관건은 핵심예금 유치 올들어 본격적으로 불붙은 금리 경쟁의 결과 지난 1분기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일제히 악화됐다. 국민은행은 3.26%로 작년 4분기보다 0.22%포인트 떨어졌다. 우리은행 2.78%(-0.21%p) 하나은행 2.06%(-0.08%p) 신한은행 2.01%(-0.21%p) 등도 악화됐다. 은행권이 핵심예금 유치에 적극 나선 것은 이처럼 악화되고 있는 수익성을 만회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자마진 축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조달 비용이 낮은 수신이 더욱 더 절실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특히 향후 리딩뱅크 경쟁도 핵심예금 유치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월 말 현재 각 은행의 핵심예금 규모를 보면 국민은행이 34조2천억원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이 최근 금리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것도 이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국민은행과 리딩뱅크 경쟁 중인 우리 하나 신한은행 등의 핵심예금 유치 노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