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미래에셋의 관계가 금융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하나은행이 추진 중인 SK생명 매각에 미래에셋이 원매자로 나선 데다 하나은행이 매물로 내놓았던 자사주도 미래에셋이 전량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계에서는 하나은행과 미래에셋이 새로이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형성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장외에서 처분한 자사주 1.34%(2백51만주)는 미래에셋이 전량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시가로 계산하면 매입대금은 6백80억원에 이른다. 미래에셋 고위 관계자는 "하나은행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장기투자 목적으로 매입한 것"이라면서 "전략적 제휴 등 다른 목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미래에셋의 하나은행 주식 매입과 SK생명 인수제안서 제출이 비슷한 시기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두 회사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SK네트웍스의 주채권은행 자격으로 SK네트웍스가 보유하고 있는 SK생명 지분(71.72%) 매각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금융계에서는 하나은행이 그동안의 전략적 파트너였던 동원금융과 결별하고 새로운 파트너로 미래에셋을 선택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동원금융이 한국투자증권을 인수한 가운데 하나은행이 한투증권의 '숙적'인 대한투자증권 인수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 진출을 추진 중인 미래에셋 입장에선 하나은행과 손잡을 경우 펀드,보험 판매 채널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김종열 하나은행장 등 하나은행 임원들과 이사회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과거 박 회장이 동원증권 중앙지점장 시절 같은 건물(옛 하나은행 빌딩)에서 일하는 등의 인연을 쌓아온 점도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박 회장은 김승유 하나은행 이사회 의장을 가장 존경하는 금융계 선배로 꼽고 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자사주 매각과 SK생명 매각 작업의 시기가 겹친 것은 우연의 일치"라며 "SK생명은 국내외 투자자를 불문하고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에 판다는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