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는 한국인들의 것입니다. 아무런 조건없이 애국가 저작권을 한국인들에게 반환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애국가를 작곡한 고(故) 안익태(1906∼1965) 선생의 부인 롤리타 안 여사(90)는 셋째딸 레오노아 안(52),외손자 미구엘 안씨(29) 등과 함께 16일 문화관광부를 방문,정동채 장관을 면담하고 애국가 저작권을 한국민에게 무상으로 양도하겠다는 내용의 기증서를 전달했다. 유족들은 기증서에 '애국가가 한국국민의 가슴에 영원히 불리기를 소망하며 고인이 사랑했던 조국에 이 곡을 기증합니다'라고 적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정정한 모습의 안 여사는 미구엘 안씨가 대신 읽은 회견문을 통해 "남편이 떠난 후 혼자 세 딸을 데리고 살아가기가 무척 힘들었지만 한국 국민들의 사랑으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며 "남편은 저에게 한국에 대한 사랑을 깨닫게 했으며 나 역시 한국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안 여사는 "대한민국 국민들 가슴 속에 아직도 안익태 선생이 생생히 살아있는 데 대해 감격했다"며 "한국정부와 국민들이 보여준 뜨거운 관심과 사랑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안 선생 유족들의 애국가 무상기증에 대해 정부는 안익태 선생을 독립유공자로 선정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키로 했다. 정 장관은 "유족들은 안 선생을 독립유공자로 예우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며 "유족들의 바람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독립기념관에 있는 안 선생의 유품을 오는 10월 개관하는 국립중앙박물관에 별도의 '안익태 유품 전시실'을 마련해 전시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의 한 홀을 '안익태홀'로 명명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경기관광공사의 초청으로 지난 13일 방한한 유족들은 19일 안익태 선생의 유해가 안장된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20일 출국한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