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 서울 강서경찰서 강력반은 네덜란드 선적의 배를 급습,도난차량 10대를 찾아내고 자동차를 훔쳐 밀수출을 해온 일당을 검거했다.


이들이 작년 4월부터 5월까지 훔친 차량은 47대.에쿠스 오피러스 등 고급 승용차가 대부분이었다.


이같은 도난 차량에 대해 보험사들이 지난 2003회계연도(2003년4월~2004년3월) 중 지급한 보험금만도 2백60억원(2천5백여대)에 달했다.


이는 전년의 2백10억원(1천9백여대)보다 23.8%나 증가한 것이다.


고객들이 낸 보험료가 차량 절도범들에 의해 새고 있는 셈이다.


◆범죄 수법


자동차를 훔쳐 밀수출하는 전문 절도단은 총책 절도책 운반책 위조책 판매책 등으로 조직화돼 있다.


이들은 온갖 수법을 동원,자동차를 훔친다.


차창을 깨뜨리거나 만능키를 이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중형 차량의 경우 내시경을 이용하거나 현장에서 키를 복제하기도 한다.


절취 대상은 에쿠스 오피러스 다이너스티 등 고급 승용차와 신형 승합차량,덤프 차량 등.해외의 범죄 조직이 개입된 수입업체로부터 주문받아 특정 차종만을 훔치기도 한다.


이렇게 절취된 자동차는 세탁과정을 거쳐 '새 차'로 탈바꿈된다.


번호판은 물론 자동차의 주민등록번호라고 할 수 있는 '차대번호'도 위조된다.


이 과정에서 방치된 자동차나 사고차량이 주로 이용된다.


이들 자동차 대부분은 해외로 밀수출된다.


밀수출은 말소사실 확인증명 등 관련 서류를 위조하는 방법이 주로 동원된다.


정상 자동차를 수출하는 것으로 위장해 수출면장 확인을 받은 뒤 컨테이너를 이용,도난 차량으로 바꿔치기하기도 한다.


◆원인 및 대책


차량 소유자들의 소홀한 방범의식이 우선적인 원인으로 지적된다.


현행 제도상 자동차를 도난당할 경우 1년동안 보험료 할인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 외에는 전혀 불이익을 보지 않는다.


때문에 차량문을 열어 놓거나 아예 시동까지 걸린 상태로 차를 비워두는 운전자들이 적지 않다.


폐차나 무단방치 차량에 대한 관리가 소홀한 것도 문제다.


현재 폐차하고서도 차적 기록상에 등재돼 있는 자동차만 50여만대로 추정된다.


자동차세 체납 등 경제적 이유로 무단 방치한 차량도 6만여대에 이르고 있다.


이런 차량들의 차대번호나 번호판은 도난차량의 세탁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해외수출 차량의 허술한 통관절차도 문제로 꼽힌다.


수출장려정책의 일환으로 수출되는 중고차량 등에 대한 통관절차를 과거에 비해 대폭 간소화,형식적으로 수출면장만 확인하는 데 그치고 있는 점이 악용되고 있다.


따라서 도난차량의 밀수출을 예방하기 위해선 건설교통부 관세청 경찰청 손해보험협회 각 보험사들의 유기적인 정보공유와 협조체제를 구축하는게 시급하다.


수시로 합동조사를 실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아울러 수출 통관절차를 강화하고 경찰에 '차량절도 전담 수사반'을 설치하는 등의 방안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