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면 세배한 뒤 떡국을 먹고,정월 대보름이 되면 부럼을 깨물며,단오에는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다. 이처럼 해마다 일정한 때가 되면 약속이나 한듯 똑같이 행하는 세시풍속에는 한민족의 문화와 정체성이 담겨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민족문화의 복합체인 세시풍속을 총망라한 '한국세시풍속사전-정월편'을 내놓았다. '한국세시풍속사전'은 2002년부터 5년 계획으로 추진돼온 대형 프로젝트.전통적 역법체계인 음력을 기준으로 세시풍속을 계절에 따라 분류해 정일(定日·특정 날짜),절기,월내 풍속,생업 등과 관련된 내용을 담는 작업이다. 현대의 역법체계인 양력을 포함해 국경일과 기념일 등도 다뤘다. '정월편'은 1년 세시풍속 가운데 가장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 별도의 책으로 구성,사전의 첫권으로 발간했다. 5백95개 표제어를 서울대 강정원 교수 등 1백24명의 집필진들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총 4천2백여장의 원고에 사진 4백85장을 곁들였다. 내용을 보면 설빔이나 떡국 등 복식과 음식은 물론 관련 민요와 속담 등도 다루고 있다. 또 민중들의 생활상뿐만 아니라 '동국세시기'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국가적 의례들과 속신(俗信)도 망라하고 있다. 정월 대보름의 경우 공동체 의례가 많기 때문에 중요 무형문화재와 시·도 지정문화재를 비롯해 각 지역별로 중요한 사례들까지 두루 소개하고 있다. 민속박물관은 '한국세시풍속사전'을 오는 2006년까지 완간하기로 했다. 또 2009년까지 '한국민속대사전'을 내기로 하고 우선 웹서비스 구축 및 전자사전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