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를 통해 양국의 교류가 관광과 단순한 물자수송에서 벗어나 교육과 의료,산업협력쪽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부산과 시모노세키항을 오가는 부관훼리 '성희호' 윤순국 선장(53·사진)은 "올해는 부산과 일본을 오가는 부관연락선이 취항한 지 1백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한류열풍을 최대한 이용해 양국간 상호 신뢰속에 새 미래를 열어가는 항로로 도약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양국 국민이 서로의 문화를 공유할 수 있도록 민간 차원의 역할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특히 학생 수학여행단이 많이 늘어났어요. 한햇동안 한·일 30여개 학교 학생들이 선박을 이용,수학여행을 오고갑니다. 견문을 넓히고 경험을 통한 교육이 가능하게 된거죠." 윤 선장은 그동안 승객들의 분포도 크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80년대 말까지만 해도 한국을 찾는 일본인과 고국에서 명절을 쇠려는 재일교포가 대부분이었다. 일본에서의 성공을 자랑하고 싶은 교포들이 명절 선물을 가득 실은 자가용 차량 1백여대와 함께 부산을 찾곤 했다. 하지만 국내 경제가 발전하고 89년 해외여행 자유화가 실시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실제 90년대 초만 해도 일본 관광객이 전체 승객의 80%를 차지했으나 90년대 말들어 한국인 보따리 상인과 승객이 80%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전자제품을 가져와 국제시장 등에서 팔고 싼 한국산 생필품을 사가는 형태가 주를 이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2000년 들어 한국의 전자제품 질이 향상된 데다 일본제품을 국내에서 일본시장과 같은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상황이 되면서 술 담배 라면 김치 등이 보따리상의 주종품목으로 바뀌었다. 일본에서 가져오는 제품도 기호식품과 술 담배 기계부품 등이 대부분이었다. 보따리상에서 규모를 키워 무역등록증을 가진 무역상 20여명이 한·일간 뱃길교역을 이끌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