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또다시 급등(채권값은 급락)하자 채권시장이 패닉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31일 채권시장에서 지표금리인 국고3년물 금리가 0.12%포인트 급등,작년 8월의 콜금리 인하 이전 수준으로 치솟으며 투자심리를 급랭시켰기 때문이다. ○악재만 부각되는 채권시장 채권금리는 최근 한달새 0.78%포인트 폭등했다. 특히 지난 주말 발표된 재정경제부의 재정증권 5조원 발행 계획이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2월 중 통안증권 만기가 12조원이나 몰려있는 상황에서 재정증권의 5조원 추가 발행은 수급악화를 더욱 가중시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병렬 대한투신운용 채권운용팀장은 "91일짜리인 재정증권이 발행된다는 것은 그만큼 3년 이상의 중·장기 국고채 발행은 감소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며 "지금 채권시장에서는 긍정적 측면은 완전 무시되고 부정적 측면만 확대 반영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매수세실종으로 급등 유발 한 증권사 브로커는 "채권 금리가 급등했지만 1월 초부터 중순까지 쏟아졌던 손절매 물량은 다소 줄어든 듯하다"며 "하지만 매수세도 여전히 없어 약간의 매물만으로도 금리는 치솟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물론 금리가 너무 단기간에 급등해 이제는 연기금이나 보험 등 장기채 매수 기관의 채권 매수가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실제 이날 장 막판 금리가 0.07∼0.08%포인트 오름폭을 줄인 것도 이들 기관이 채권 매수에 나선 결과로 관측되고 있다. 윤항진 동원투신운용 채권투자전략팀장은 "채권금리를 결정짓는 수급,통화정책(콜금리 조정),펀더멘털(경기) 중 수급과 통화정책은 금리의 급등 요인이었지만,펀더멘털은 아직 확인된 게 없다"며 "지금의 패닉 상황이 진정되면 3년물 금리는 콜금리에 약 0.5%포인트 더한 연 3.75% 내외로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권형 울고,주식형 웃고 채권금리 급등세로 채권형펀드 수익률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채권형펀드에 가입한 고객은 지난 1월28일 현재 0.55% 손해를 보고 있다. 3개월 수익률도 0.21%로 가까스로 원금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인해 채권형 펀드는 올들어 한달만에 2조1천억원 가까이 격감했다. 반면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연초 이후 4.88%,3개월간 14.57%의 수익률을 거두는 등 고공비행을 지속하고 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