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부터 96년까지 제작된 4편의 '폴리스 스토리' 시리즈는 성룡의 홍콩 액션영화 중 최고로 평가된다.


경찰 내부의 문제점을 고발하면서도 다양한 공간을 배경으로 박진감 있는 액션을 펼쳐냈다.


진목승 감독의 '뉴 폴리스 스토리'는 기존 홍콩 영화에 할리우드 액션의 강점을 접목한 '폴리스 스토리' 시리즈의 완결판이다.


강력한 화기(火器)에 의한 대량 살상이 일어나고 익스트림 스포츠와 넷게임,그리고 자동차 추격전이 결합한 양상이다.


성룡도 특유의 코믹 액션을 버리고 진지한 액션 연기를 보여준다.


도입부에서 경찰반장 성룡은 죄책감 때문에 알코올 중독자로 살아간다.


이는 그의 유쾌·발랄한 이미지를 뒤집는다.


1년 전 악당들을 체포하러 갔던 그가 부하들을 잃는 장면도 충격적이다.


10대 청소년들이 경찰들을 표적으로 살인게임을 즐기는 것이다.


범죄 주동자는 경찰 총경의 말썽쟁이 아들이다.


말하자면 자유와 반항의 상징인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들이 제도적 억압의 표상인 경찰에게 반항하는 모습이 살육극으로 비화된 셈이다.


10대의 반항이 이처럼 강력하게 그려진 영화는 드물다.


세대간 갈등은 마치 전쟁 같다.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전했지만 정신문화는 오히려 후퇴한 까닭이다.


이 영화에서 신세대와 기성 세대는 모두 비판의 도마에 오른다.


사이버 문화에 중독된 신세대들은 슬퍼하는 마음을 잃어버렸고 총경 아버지로 대변되는 기성 세대는 경직된 윤리와 도덕을 강요할 뿐이다.


영화는 기성 세대가 융통성을 발휘할 때 권위를 회복할 것임을 시사한다.


감옥에 갇힌 성룡과 파트너(사정봉)를 간수가 탈출하도록 도와준 뒤 악당 퇴치의 전기가 마련된다.


알코올 중독자인 성룡이 현직에 복귀하는 계기를 마련한 파트너가 민간인인 이유는 경직된 경찰조직으로는 성룡을 구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초고층 빌딩에서의 수직 낙하,고속 스피드 게임,버스 추격전,레고 장난감숲에서 벌이는 총격전 등은 성룡식 맨몸 액션의 식상함을 덜어준다.


성룡 영화로는 드물게 여인과의 사랑과 결혼도 등장한다.


그러나 그의 결혼생활은 범죄와의 전쟁에서 생긴 약혼녀의 얼굴 흉터처럼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만 할 것으로 암시된다.


21일 개봉,15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