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5:08
수정2006.04.02 15:10
미국 출신의 세계적 작가인 제니 홀처(55)와 로버트 인디애나(75)가 한국에서 동시에 개인전을 갖는다.
LED(발광표시장치) 설치작품으로 국제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홀처는 지난 10일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개막된 개인전에 LED와 대형 글자프로젝트인 제논(Xenon) 프로젝션을 이용한 작품 3점을 내놨다.
조각작품인 'LOVE' 시리즈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미국의 팝 아티스트 인디애나는 오는 15일부터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LOVE'와 'ART' 시리즈,지난해 뉴욕 파크애비뉴에서 선보였던 'Number' 시리즈를 출품한다.
◇제니 홀처전=유명 시집에 나오는 글귀(텍스트)를 첨단 매체에 투여하는 방식을 통해 공공 설치작업에 주력해 온 작가다.
1990년 베니스 비엔날레의 최고 상인 파빌리온상과 2002년 독일 카이저링상,올해 퍼블릭 아트 네트워크상 등 주요 국제미술상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 중 'Rib Corner'는 건축 조각 그리고 끝없는 움직임에 대한 개념을 복합적으로 담았다.
글자가 마치 벽에서 나와서 LED판을 따라 흐르고 다시 벽 속으로 스며드는 듯한 느낌을 준다.
벽에 비스듬히 세운 6개의 LED판으로 구성된 'Blue Tilt'는 LED판에서 발산하는 푸른 빛으로 인해 관객들이 자신도 모르게 작품 속으로 빨려든다.
일부 LED판의 텍스트들은 조용히 흐르고 어떤 부분에서는 번쩍거리거나 빠르게 흘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시각에 따른 다양한 감흥을 받을 수 있도록 제작됐다.
내년 1월23일까지.(02)735-8449
◇로버트 인디애나전=1962년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열렸던 개인전 'The American Dream'을 통해 주목받은 작가다.
당시 뉴욕에선 앤디 워홀,로이 리히텐스타인,클래스 올덴버그로 대표되는 '팝 아트'의 그래픽을 이용한 미술이 시작되고 있었다.
인디애나도 이들 팝 아티스트와 교류하면서 단어와 숫자를 회화 조각으로 발전시켰다.
대표작 'LOVE' 시리즈는 'LO'를 'VE' 위에 쌓아올리고 'O'의 각도를 약간 돌려놓았다.
알루미늄 조각에 화려한 색깔을 입힌 이 조각품들은 공공 미술로서의 기능을 유감없이 발휘해 각국 미술관이나 공공시설에 많이 설치돼 있다.
지난해 개인전에서 선보인 'Number' 시리즈는 '0'부터 '9'까지 한자릿수만 나타냈는데 출생에서부터 죽음까지 숫자마다 각각 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
그의 조각 작품들은 파크애비뉴 전시를 기점으로 소더비와 크리스티 경매에서 좋은 반응을 얻음으로써 최근 재조명받고 있다.
내년 1월16일까지. (02)734-6111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