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태그(RFID)의 확산은 국내 업체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빨리 올 것입니다. 아직 주먹구구식 경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내 유통업체들은 좀더 과학적인 혁신으로 RFID 시대에 대비해야 합니다."


미국계 경영컨설팅 회사인 액센추어의 이원준 유통 소비재 산업 담당 부사장은 최근 이 회사가 중국 다롄에서 개최한 유통산업 세미나에서 "세계 최대 할인점인 월마트가 1백대 제품공급업체에 RFID를 장착하지 않으면 내년부터 물건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월마트에 납품하는 1백대 기업이 RFID에 투자한 것을 다른 유통업체에서도 활용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액센추어는 이와 관련,한국 중국 일본 호주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 주요 제조·유통업체 임원 1백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5%가 RFID에 대한 투자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4일 발표했다.


특히 한국 기업의 임원들은 72%가 RFID의 투자 성과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응답자는 56%,호주는 36%가 긍정적으로 답했으며 일본 기업 임원들은 16%만이 RFID의 높은 성과를 기대했다.


이 부사장은 "한국 기업들은 뭐든지 빨리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지만 국내 유통업체들은 아직 노동생산성이 낮고 주문방식이나 재고관리 체계 등이 체계적이지 않아 RFID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이 같은 유통산업의 위기를 과학적인 분석을 통한 혁신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RFID도 혁신의 도구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다롄=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