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팬택앤큐리텔을 '양날개'를 거느린 국내 3위 휴대폰 제조업체 팬택계열이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해 사업을 이원화하고 있다. 최근 자체 브랜드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한 팬택은 유럽식 이동통신 서비스인 GSM 휴대폰 사업에,팬택앤큐리텔은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휴대폰 사업에 주력하면서 각기 독자적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각사 협력업체와의 관계에서 미묘한 변화가 생기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팬택은 미국 모토로라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CDMA 휴대폰을 공급하는 계약이 내년 말 끝남에 따라 GSM에 힘을 싣고 있고,팬택앤큐리텔은 미국 휴대폰 유통업체인 오디오박스를 인수하려던 계획이 무산됨에 따라 자체 브랜드로 미주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GSM시장 비중 키우는 팬택 팬택은 지난 98년부터 모토로라에 CDMA 휴대폰을 OEM 방식으로 공급하면서 도약했다. 2002년에는 팬택이 설계와 디자인에서 주도권을 갖는 제조자설계생산(ODM) 방식으로 전환하는 계약을 맺어 위상을 강화했다. 연간 매출 1조원대 기업으로 성장한 지금은 시장 규모가 훨씬 큰 GSM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분기 CDMA와 GSM 비중은 6 대 4.하반기엔 이 비중을 5 대 5로 바꾸고 내년부터는 GSM 비중을 더 키울 계획이다. 자체 브랜드 수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동남아 러시아 중동 중남미 등 신흥시장을 위주로 '팬택(Pantech)' 브랜드로 진출하고 있는 팬택은 연말까지 자체 브랜드 비중을 4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최근에는 모토로라가 팬택 보유지분(16.4%)을 언제라도 매각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혀 팬택으로선 CDMA 비중을 낮추는 수밖에 없다. 팬택 매출에서 모토로라가 점하는 비중은 지난해 50%에서 현재 30%로 낮아졌다. 팬택 관계자는 "현재는 주가가 매입단가와 거의 차이가 없어 모토로라가 당장 주식을 매각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면서 "모토로라가 공개시장을 통해 지분을 처분할 경우엔 10% 이상을 사들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팬택앤큐리텔도 자체 브랜드로 승부 팬택은 계약만료일 전에 모토로라와 재계약할 가능성도 배제하고 있지 않다. 재계약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에도 대비하고 있다. CDMA 비중이 90% 이상인 팬택앤큐리텔을 통해 자체 브랜드 수출을 늘리는 전략이 바로 그것. 팬택앤큐리텔의 내수와 수출 비중은 반반씩이다. 수출부문에서는 미주시장이 85%를 차지하는데 이 가운데 자체 브랜드 수출은 10%선에 머물고 있다. 그동안 미주시장에서는 유통업체인 오디오박스를 통해 휴대폰을 공급해왔다. 그런데 오디오박스는 올해 중국계 통신장비업체 유티스타컴에 인수됐다. 이에 팬택앤큐리텔은 자체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부터는 미주시장에 자체 브랜드로 수출할 계획이다. 팬택앤큐리텔 관계자는 "이미 호주에 자체 브랜드로 진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