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같은 운송업종에 속한 해운주와 항공주의 희비가 엇갈려 관심을 끌고 있다.

4일 증시에서 세양선박이 가격제한폭까지 뛴 것을 비롯 한진해운(4.27%) 현대상선(2.12%) 등 해운주가 급등세를 탔다.

반면 대한항공은 4.53%나 떨어졌고 아시아나항공도 0.23% 오르는 데 그치는 등 항공주는 맥을 못췄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해운주와 항공주는 유가에 대한 민감도가 크게 차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유가는 아직까지는 항공사에만 걱정거리일 뿐 해운회사에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우리증권에 따르면 항공기 연료로 쓰이는 항공유의 경우 지난달 평균가격이 배럴당 46.8달러로 전월 대비 7.7% 상승했지만 선박용 벙커C유는 배럴당 28.7달러로 전월 대비 0.8% 오르는 데 그쳤다.

또 항공사의 경우 영업비용(원가+판매관리비) 대비 연료비의 비중이 17%로 높아 유가가 1달러 오를 때마다 영업이익이 10∼11%가량 급락하지만 해운회사는 연료비 비중이 10%로 유가 1달러 인상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비율도 3% 미만이다.

게다가 항공사와 달리 해운회사는 유가 상승분의 대부분을 화물주에게 전가할 수 있어 실제 부담은 더 적다고 우리증권은 분석했다.

실적 모멘텀도 해운주와 항공주의 주가 향방을 갈라놓은 요인이다.

해운사들은 최근 해운업황 호조로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날 상한가를 기록한 세양선박도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에 반해 항공사들은 유가 급등으로 실적 모멘텀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송영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항공유가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대한항공은 연간 2천8백3억원,아시아나항공은 연간 1천91억원의 유류비가 증가할 것"이라며 "항공사들은 항공유가가 배럴당 40달러 밑으로 떨어지기 전까지는 뚜렷한 주가 상승 모멘텀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