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양상선 노동조합이 인수 후보업체들의 실사를 첫날부터 사실상 원천 봉쇄하면서 회사 매각작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19일 범양상선 매각 공동주간사인 산업은행과 삼정KPMG에 따르면 범양상선 노조는 이날 서울 남창동 대한화재 빌딩 13층 데이터룸에서 시작될 예정이던 인수 적격업체들의 실사를 저지했다.

이에 따라 지난주 인수적격사로 선정된 동국제강그룹,금호아시아나그룹 등 8개사 가운데 첫날 예정된 4개사의 실사작업이 무산됐다.

노조원들은 이날 오전부터 13층 복도에 집결해 임시총회를 열고 매각과정에 노조의 참여를 요구하며 인수적격업체들의 데이터룸 진입을 막았다.

노조 관계자는 "지금까지 진행된 매각과정에서 회사의 구성원인 노조가 철저히 소외됐다"면서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을 경우 실사 작업을 계속 봉쇄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조원들의 저지로 첫날 실사가 불가능해지자 매각주간사는 4개 인수적격업체 관계자들을 일단 돌려보내고 실사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

매각주간사 관계자는 "노조측이 언제까지 실사를 봉쇄할지 알 수 없어 현재로선 향후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각 주간사들은 19일부터 2주간 인수적격사들에 실사 기회를 준 뒤 인수가격이 포함된 제안서를 다음달 중순까지 받을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