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차원에서 지난 98년 국내에 도입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이 대부분 기업에서 평가손실을 내 임직원들에게 '혜택'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 제도를 도입한 1백32개사 스톡옵션의 평가이익은 8천8백16억원(14일 현재 주가로 평가)인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평가이익 규모가 전체 평가이익의 86.2%에 달하는 등 일부 우량회사에 '과실'이 집중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평가손실을 낸 회사는 86개사로 평가이익을 본 회사(46개사)보다 훨씬 많았다.

특히 올들어 42개사가 스톡옵션을 새로 부여했지만 주가하락으로 평가손이 1천3백15억원에 달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2000년 이후 임원들에게 부여한 스톡옵션이 주가상승에 힘입어 7천5백98억원에 달하는 평가이익을 냈다.

엔씨소프트는 스톡옵션 평가이익이 1천4백13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1년 미국 게임회사를 인수하면서 유명한 게임 개발자들을 영입,이들에게 1백만주 이상의 스톡옵션을 부여했고 이후 주가가 3배 가까이 오르면서 큰 평가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4백85억원) 현대차(4백51억원) SK㈜(3백83억원) 등도 평가이익 상위에 속했다.

반면 굿모닝신한증권(-3백70억원) 삼성전기(-2백98억원) KT(-1백63억원) 서울증권(-1백50억원) 두산(-1백38억원) 등 대부분 상장기업은 큰 폭의 스톡옵션 평가손실을 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내년부터 스톡옵션 부여대상을 대기업의 일반근로자들에게까지 확대하기로 해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기업실적이 나쁘거나 주식시장의 약세가 지속될 경우 근로의욕을 높이는 효과보다는 오히려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