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방송시대가 본격 개막함에 따라 극심한 내수침체로 어려움을 겪던 가전 유통업체들의 손길도 바빠지고 있다.

다음달 열리는 아테네 올림픽을 기점으로 그동안 디지털TV 구입을 주저하던 소비자들이 적극적인 구매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가전업체와 유통업체들은 특히 정부가 직접 나서 "1백만원대 '국민 디지털TV'를 보급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올해 디지털TV 시장규모가 당초 예상(50만대)보다 20만대나 많은 70대 수준으로 올라설 것으로 보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고객을 끌어모을 태세를 갖추고 있다.

◆ 유통업체 판촉전 돌입

가전 양판점인 하이마트는 이달말까지 전국 2백50개 직영점에서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과 함께 '올림픽은 DTV로, DTV는 하이마트로'라는 행사를 연다.

삼성전자의 42인치 프로젝션 TV는 20만원 할인된 1백74만원, LG전자의 45인치 프로젝션 TV는 30만원 할인된 1백89만원에 판매한다.

아남전자의 50인치 DLP 프로젝션 TV를 사면 15인치 DVD TV를 증정한다.

또 아테네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이 4강에 진출하면 2천4명을 추첨해 21인치 완전평면 TV를 준다.

전자랜드21은 7월 한달간 '디지털TV 가격 감동 하하(夏夏) 대잔치'를 진행한다.

LG전자와 JVC 등의 제품을 최대 10∼20% 할인 판매하고 브랜드별로 셋톱박스 등의 사은품을 증정한다.

홈시어터 패키지는 5∼1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테크노마트는 12일부터 31일까지 디지털TV 할인행사를 열고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등의 주요 모델을 10∼15% 싸게 판매한다.

롯데백화점은 18일까지 수도권 전점에서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아남전자 등의 디지털TV를 10∼20% 할인 판매하는 이벤트를 마련했고, 현대백화점 본점은 20∼25일까지 '삼성 디지털TV 대전'을 열기로 했다.

이마트는 전 점포에서 15∼22일까지 '디지털 가전 파격기획전' 행사를 진행한다.

◆ 삼성 LG 등 제조업체도 마케팅 강화

LG전자는 아테네 올림픽을 겨냥해 디지털TV 판촉 활동을 한층 강화키로 했다.

우선 LG전자 대리점인 하이플라자의 각 매장에 고객들이 디지털TV와 아날로그TV를 직접 비교할 수 있는 체험전시장을 설치키로 했다.

고객들에게 비교체험을 통해 디지털 TV를 사고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다.

다양한 이벤트도 기획했다.

2천4명의 고객에게 50인치 일체형 PDP TV를 7백만원에, 42인치 일체형 PDP TV를 5백만원에 각각 한정 판매하는 한편, 한국 축구대표팀이 아테네 올림픽 4강에 진출할 경우 엑스캔버스 TV를 구매한 고객중 2천4명을 추첨해 21인치 평면TV를 추가 증정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국내 디지털 TV 판매량이 상반기보다 30% 이상 늘어난 4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디지털방송 수신기가 장착된 일체형 디지털TV 제품의 판매 비중을 5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자체 유통망인 디지털플라자를 활용한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할 계획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다음달부터 HD급 50인치 LCD 프로젝션 TV를 비롯 일체형 PDP TV와 LCD TV 등을 일제히 내놓는 등 제품 라인업부터 확대키로 했다.

아남전자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셋톱박스 제조업체인 휴맥스 및 스카이라이프와 함께 공동 마케팅 행사를 벌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남전자는 또 디지털 방송이 본격화되면 홈시어터에 대한 수요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보고 홈시어터 제품에 대한 판촉도 강화키로 했다.

소니코리아의 경우 자사의 디지털TV와 셋톱박스, SKY HD 방송 시청권 등을 한데 묶어 특별 할인가격에 판매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