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인터넷은 언제부터 쓰였을까. 20일은 국내에서 인터넷이 상용화된 지 꼭 10년째 되는 날이다. 지난 1994년 6월20일 KT(옛 한국통신)가 국내 처음으로 "코넷"이란 브랜드로 인터넷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데이콤,나우콤,하나로통신 등이 인터넷 상용서비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서비스 시작 10년만에 인터넷 이용자수는 3천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지난 5월말에 1천1백17만가구를 기록하고 있다. 가구당 보급률 73%로 세계 1위다. 만 6세 이상 인구의 65.5%(2003년말 인터넷 이용률) 주당 평균 12.5시간 인터넷을 쓸 정도로 보편화됐다. 이제 비즈니스나 학습은 물론 오락이나 게임까지 인터넷으로 시작해 인터넷으로 끝낼 수 있다. 세상은 인터넷으로 확 바뀌었다. 인터넷 얼마나 발전했나 인터넷이 상용화되기 이전에는 대학교나 일부 연구기관이 학술망으로 인터넷을 썼다. 코넷은 국내 학술인터넷망인 "하나망"을 이용해 일반인에게 상용화한 인터넷 서비스.당시에는 전화모뎀(다이얼업)접속방식으로 서비스가 제공됐다. 인터넷을 쓰려면 "삐리릭~ 삐리~"하는 전화다이얼 소리를 한참동안 들어야 했다. 전송속도도 현재 인터넷 평균 속도의 1백분의 1에도 못 미치는 9.6Kbps에 불과했다. 그러나 1998년 두루넷이 케이블모뎀 방식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내놓은데 이어 1999년 기존 전화망을 활용한 KT의 ADSL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제공되면서 인터넷 이용자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상용서비스 첫해 연말(13만명)에 비해 2백25배 늘어난 2천9백22만명(2003년말 기준)을 기록했고, 올 연말엔 3천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다 국내에서 인터넷이 빠르게 확산된 이유는 무엇보다 국민의 높은 교육열과 빠른 적응력 때문이다. 이상훈 KT 기간망 본부장은 "온라인 게임,PC방,인터넷 방송,온라인 뱅킹과 사이버 증권거래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국민들이 이에 빠르게 적응한 점이 인터넷 확산을 주요인"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확산된 인터넷은 메신저 블로그 아바타 얼짱 등 새로운 문화를 탄생시켰다. 붉은 악마가 활약한 2002년 월드컵, 2003년 대통령 선거와 촛불시위, 지난 4월 17대 국회의원 선거 등에선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으로서 인터넷의 위력이 유감없이 입증됐다. 산업 측면에서도 10조원에 이르는 디지털콘텐츠,7조원에 이르는 인터넷쇼핑 시장등 새로운 사업을 등장시켰다. 그러나 스팸 메일,음란물 홍수,인터넷 중독,자살사이트 등 역기능과 많은 문제점도 발생시켰다. KT 인터넷 망에서 유통되는 메일 중 84%가 스팸 메일(2003년 통계)이고,중학생의 27.5%,고교생 중 23.8%가 인터넷 중독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해결해야 할 중대 과제로 남아 있다. 광대역통합망으로 진화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인터넷망이 IP(인터넷 프로토콜)기반의 광대역통합망(BcN)으로 발전해 유.무선통합과 통신.방송융합화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FTTH(가정광가입자망)와 VDSL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기존망은 오는 2007년까지 1백Mpbs 이상 속도를 가진 광대역통합망으로 바뀔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영상전화,영상회의,휴대인터넷, 고화질의 인터넷TV(IPTV),멀티미디어 메시지,광대역 네트워크 기반 교육과 게임 등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 통신과 방송의 융합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된다. KT 관계자는 "광대역통합망이 완성되면 언제 어디서나 초고속인터넷은 물론 통신과 방송 서비스를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유비쿼터스"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