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게임문화를 조성하는 데 우선 발벗고 나설 생각입니다." 최근 출범한 한국게임산업협회(KAOGI) 초대 회장을 맡은 김범수 회장(38)의 각오다. 게임 중독 등 사회적 역기능을 풀어나가지 못하면 결국 게임산업의 성장이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김 회장은 "그 동안 기업을 키우기에 바빴던 탓에 업계 스스로 역기능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젠 업계가 자발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게임이 청소년이나 사회에 미치는 각종 영향을 체계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 학계 등과 손잡고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나갈 작정"이라고 했다. 또 게임에 대한 기성 세대의 부정적인 선입견을 바꿔놓는 데도 힘을 쏟기로 했다. 그는 "회원사들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게임의 순기능과 건전한 게임문화를 알리는 캠페인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중소 게임업체에 대한 지원도 적극 펼쳐 나가기로 했다. 김 회장은 "장기적으로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별도의 지원기구를 만들어 중소 게임개발사에 자금과 기술,마케팅,수출 등 전방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의 출발이 순탄치만은 않다. 당초 우후죽순처럼 난립해 있는 국내 게임 관련 협회들을 하나로 모아 업계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통합 협회를 만들 작정이었다. 그러나 현재 회원사는 20여개에 불과하다. 자칫 NHN 엔씨소프트 등 대형 게임사의 이익집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 회장은 "첫 술에 배부를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며 "협회의 설립 취지를 업계가 공감하는 만큼 회원사들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또 일본 중국 등 수출시장의 게임 관련 협회들과 손잡고 게임인력 양성 등 다양한 공조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