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2:58
수정2006.04.02 03:01
인터넷은 많은 창업 장벽을 허문다.
아이템만 좋다면 돈 시간제약 등 문제될 게 없다.
인터넷은 수많은 대학생 '사장'을 탄생시켰다.
달랑 이름만 내건 사장이 아니다.
매출과 순익이 프로 자영업자들을 웃돌아 본업이 학생인지,사업가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이들도 수두룩하다.
그리스도신학대에 재학 중인 조정안씨(26)는 인터넷쇼핑몰 옥션의 화장품부문 최고 '파워셀러'다.
그가 인터넷을 통해 한 달에 팔아치우는 화장품 수량만 2만개.
월 평균매출이 1억원을 웃돈다.
중앙대 국문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이로사씨(22).
대학 2학년 때 재미삼아 인터넷에서 옷을 팔기 시작했다.
이젠 목좋은 곳에 있는 웬만한 점포 이상의 순익을 거둔다.
뜻밖의 성공은 작가를 꿈꾸는 그에게 심각한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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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ID를 사용한다. 최대한 낮은 가격에 제품을 구입하고 팔때는 구입가격을 잊어 버린다"
조정안(26)씨가 내세우는 디지털 영업 원칙이다.
조씨는 온라인에서 월 평균 1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마진은 10%남짓.
군복무 기간을 빼고 온라인 화장품 사업 6년째인 그는 옥션에서 두번의 판매왕을 거머쥘 정도로 실력을 인정 받고 있다.
조씨는 신용을 영업의 최대 무기로 삼는다.
'perion777'이란 ID는 그가 소중히 관리하는 온라인 상호.
ID의 신용 상태는 대면 접촉 없이 이뤄지는 인터넷 거래에서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연매출이 10억원을 웃돌지만 perion777에 대한 고객 불만은 아직 한 건도 없다.
조씨는 "땡처리 제품 등 고객 불만이 터질 만한 제품을 팔때는 아예 다른 ID를 사용함으로써 메인ID의 신용을 관리한다"고 귀띔했다.
조씨가 온라인에서 화장품 사업을 하게 된 것은 지난 96년.
가족 중에 화장품회사에 다니거나 점포를 운영하는 사람이 많아 자연스럽게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컸다.
고등학생 땐 여성 못지않게 화장품 명칭과 기능 등을 줄줄 꿰게 됐다.
그는 하이텔에 처음으로 화장품을 올렸다.
친인척에게서 제품을 조달할 수 있어서 재고 부담도 없었다.
마침 인터넷 이용자가 급속도로 늘어 사업도 빠르게 번창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나왔을 땐 인터넷 상거래가 이미 크게 확산돼 있었다.
한 달에 기껏 3∼4개씩 팔리던 사업은 2001년 중반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는 요즘 30개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화장품을 판다.
그 중 옥션의 매출이 전체의 50%를 차지한다.
하지만 경쟁은 예전같지 않다.
고객들이 문의해 올 경우를 대비해 명칭 성분 등을 줄줄이 꿰고 있어야 한다.
신제품을 직접 사용하고 경쟁사 제품의 성분도 분석해야 한다.
가격도 중요하다.
"마진이 박한 인터넷 상거래에서 얼마나 낮은 가격에 제품을 구입하느냐가 곧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지요."
조씨는 이제 제조업체와 가격을 협상할 정도의 힘을 갖고 있다.
월 평균매출이 1억원을 웃돌다 보니 화장품회사나 도매상 등이 '적정마진'을 보장해준다.
하지만 틈틈이 남대문시장이나 각종 도매 사이트를 뒤진다.
가격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제품을 가능한 한 싸게 잡아야 마진율이 높기 때문이다.
재고 관리도 잘 해야 한다.
악성 재고를 안으면 한순간에 망할 수 있다.
"디지털 상인의 부도는 대부분 재고 부담이 원인이 됩니다."
조씨는 "제품의 매입가는 사는 즉시 잊고 시장가격의 흐름을 좇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장가격이 매입가를 밑돌 땐 상황에 따라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제품을 던지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인터넷이 화장품 유통의 주류 채널로 부상하며 경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조씨는 화장품 외에 중저가 의류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