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성 이수그룹 명예회장(84)이 17일 출간한 자서전 '두 대의 양말 기계가 놓인 풍경'에서 사돈인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 대한 애틋함을 곳곳에 표현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우중 전 회장은 김준성 명예회장의 아들인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의 장인이다. 김 명예회장은 "만약 대우사태 해결이 김 전 회장에게 맡겨졌더라면 GM과의 합작 등이 지금보다는 훨씬 유리하게 처리되었을 것이 분명하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김 전 회장은 10년 전부터 북한의 경제개발에 착안해 이미 진남포에는 그 분이 세운 섬유공장 7개가 가동되고 있다"며 "이런 분을 외국에 오래 있게 하는 것은 참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명예회장은 "새벽 2시에 끝난 사장단 회의를 새벽 5시에 재소집한 뒤 회의가 끝나기 무섭게 다음 여행지로 떠나는 것이 김 전 회장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자서전에서 금융계,관계,산업계 일선을 두루 거친 발자취와 경영철학 그리고 문인으로서의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다. 삼성의 자동차사업은 고 이병철 회장이 1970년대부터 키워온 꿈이었다는 등의 재계 비화도 다수 담겨 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