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스코가 운영하는 할인점 홈플러스가 29일 전국 모든 매장에서 아파트담보대출 서비스를 전격 개시했다.
유통업체가 매장에 온 고객에게 물건만 파는 게 아니라 금융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이른바 '슈퍼마켓 뱅킹'시대가 국내에서도 열린 셈이다.
홈플러스는 29일 3개월간의 시험운영을 끝내고 이날부터 28개 전 점포에서 아파트담보대출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가
동부화재와 제휴해 제공하는 이 상품의 금리는 연 5.9%로 금융계 다른 상품들과 비교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설정비와 취급수수료가 면제되고 대출금액의 0.1%가 홈플러스 패밀리카드 포인트로 적립되는 혜택도 주어진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5천만원을 대출받을 경우 설정비 50만원,취급수수료 12만5천원,포인트 5만원 등 총 67만5천원의 절감효과가 있다는 게 홈플러스의 설명이다.
아파트 시세의 60%까지 대출받을 수 있으며 5년 뒤 한꺼번에 갚거나 대출 3년 뒤부터 15년이나 20년에 걸쳐 분할 상환하는 방식 중 선택할 수 있다.
현경일 홈플러스 팀장은 "국내 첫 시도라 우려가 많았지만 2개 점포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해본 결과 1백억원대의 실적을 올려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올해 3천억∼4천억원의 대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테스코는 아파트담보대출을 시작으로 소매금융업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우선 지난해 점포에 자체적으로 설치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현금출납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자사 카드 고객에겐 2월부터 건당 1천원의 현금을 돌려주기로 했다.
또 오는 7월에는 손해보험 서비스를 시작하고 암보험 등 생명보험 상품도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금융서비스 기반을 다지기 위해 지난해 4월 통합기능의 패밀리카드를 선보여 회원을 유치하고 있다.
'금융도 상품이다'라는 취지 아래 할인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금융회사보다 낮은 금리로 금융상품을 팔겠다는 것이 홈플러스의 기본전략이다.
이승한 삼성테스코 사장은 "소매금융 활성화가 올해 주요 사업목표"라며 "고객들에게 다양한 서비스와 가치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차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용어풀이 ]
◆슈퍼마켓 뱅킹=영국 유통회사인 세인즈베리가 지난 97년 세계 최초로 도입해 현재 유럽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유통+금융'의 새 비즈니스모델이다.
매장 고객을 상대로 별다른 모집비용 없이 영업할 수 있어 가격경쟁력이 높은 게 장점이다.
영국 테스코는 자회사를 통해 소매금융사업을 벌여 지난해 3천억원의 이익을 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