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 개인파산제를 활용하자 ]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신청이 크게 늘고 있는 개인 파산(소비자 파산) 제도가 다른 신용회생제도에 비해 갖는 장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채무 탕감이 법원의 결정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금융회사 실무자들이 사후 책임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것. 또 하나는 법적 절차를 밟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보통 10만원미만 이어서 채무자의 부담이 적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인터넷 개인파산상담실(http://cafe.daum.net/CancelDebt)을 운영중인 김관기 변호사는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들을 신속히 시장에 복귀시켜 경제 효율성을 높이려면 개인파산제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개인파산제도가 보다 활성화되려면 절차의 간소화 등 아직 보완해야 할 구석이 많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개인파산 제도란 =빚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해 법원이 '파산상태'임을 선고하는 제도다. 파산선고를 받은 사람중 일정 요건을 갖춘 사람에게는 '면책' 결정을 통해 빚의 일부 또는 전부를 탕감해 준다. 파산선고를 받아도 면책결정을 받지 못하면 여전히 채무변제 의무가 남아 '파산자'의 딱지만 추가될 뿐인데 최근엔 법원도 면책결정을 많이 내려주고 있다. 지난 12월4일까지 올해 개인파산은 총 1천7백78건, 일부 및 완전면책은 7백27건이 이뤄졌다. 서울지법 파산부의 경우 올 상반기 전체 면책처리 대상자 1백81명중 90.6%(1백64명.전부면책 80.7%, 일부면책 9.9%)가 면책 결정을 받았다. ◆ 면책 결정의 요건 =개인파산의 핵심은 면책결정을 받는데 있다. 일단 성실한 채무자라면 면책불허 사유에 해당할 일이 별로 없다. 그러나 △파산신청을 전후해 재산을 빼돌리거나 △낭비나 도박 등으로 파산 상태에 빠진 경우 △빚을 갚을 수 없는 상태에 빠졌으면서도 사람을 속여 돈을 더 빌린 경우 등은 면책불허 사유가 된다. ◆ 제도의 미비점은 =전문가들은 현행 개인파산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파산신청부터 면책과 복권까지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다는 점을 꼽는다. 상황이 급박해 파산을 선택했지만 면책판정을 받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돼 파산효과를 제대로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이정조 리스크컨설팅코리아 사장은 "파산과 면책,복권을 '원스톱'으로 처리한다면 법원과 파산신청자 모두 부담이 줄어 개인파산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파산선고자에 대한 직업선택 제한이 너무 많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각종 개별법에서 파산선고자의 고용을 제한하고 있는 직종은 간호사 조산사 등 1백80여종이나 된다. 이에 비해 일본은 금융업 등 4~5개 직종만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파산자의 빚을 보증인이 모두 떠안게 되는 현행 제도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김관기 변호사는 "신용불량문제가 이미 큰 사회문제가 된 상황임을 감안, 특별입법등을 통해 보증피해자들을 구제해 주는 방법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