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신용만으로 담보 없이 수천만원을 단번에 끌어쓸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은행에서 계좌 개설조차 못하는 사람도 많다. '신용=돈'인 시대다. 사람의 신용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곳은 은행이다. 은행들은 신용이 좋은 사람에게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거나 각종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수익을 많이 안겨주는 우량고객에게는 더 많은 혜택을 부여해 '평생고객'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전략의 핵심은 모든 은행이 운용하고 있는 주거래고객 제도다. 신용경제 시대.자신이 거래하고 있는 은행의 주거래고객 기준과 혜택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현명한 금융소비자다. ◆2천만원가량 맡기면 주거래고객=은행마다 주거래고객 기준이 다르지만 대략 3개월 평균잔액 기준으로 예금액이 2천만원을 넘으면 우대고객 등 주거래고객에 선정된다. 국민은행은 주거래고객을 다섯 등급으로 구분해놓고 있다. 우선 거래기간이 10년 이상이고 총수신 평잔이 5백만원 이상이면 단골고객이다. 우대고객은 2천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이밖에 우수고객 3천만원,최우수고객 7천만원,VIP고객 2억원 등이 기준이다. 우리은행은 세 등급으로 주거래고객을 나눠놓고 있다. 여수신 실적을 기준으로 2천만∼4천만원이면 우수고객,4천만∼1억원이면 BEST고객,1억원 이상이면 VIP고객이다. 즉 은행에 대한 수익기여액이 각각 1백만원,1백50만원,3백만원 이상 돼야 한다. 가족의 실적을 포함해 최근 3개월 평잔을 기준으로 하며 개인사업자 대출은 제외한다. 조흥은행은 6개월 평잔이 2천만∼5천만원인 고객 중 거래기간이 5년 이상이거나 월 평균 자동이체를 3건 이상 등록한 고객에게 골드고객 자격을 부여한다. 5천만원 이상이면 에이스골드 고객,1억원 이상이면 플래티늄 고객이다. 하나 신한 제일 한미 외환은행 농협 등도 비슷한 기준을 두고 있다. 하나은행은 고객의 최근 3개월간 거래실적을 종합점수로 산출한 뒤 이를 바탕으로 그린,패밀리,하나패밀리,VIP,하나VIP 등 다섯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예금 대출 신용카드 외환 전자금융 등의 거래점수가 20점 이상인 고객 중 △하나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거나 △전자금융 상품을 3개 이상 가입했거나 △적립식 상품에 1백만원 이상 가입했다면 주거래고객이 될 수 있다. ◆주거래고객 되면 각종 수수료 면제=주거래고객이 된 후 가장 좋은 점은 각종 은행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대출을 받거나 예금에 가입할 때 우대금리도 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은 VIP고객과 최우수 고객이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연 0.1∼0.1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지급한다. 은행수수료에 대한 혜택은 더욱 크다. VIP고객은 모든 수수료를,최우수고객은 타행환 송금수수료 등 일부를 제외한 모든 수수료를 면제받는다. 우수 우대 단골고객은 일부 수수료를 면제받거나 감면받는다. 우리은행도 VIP고객에겐 대부분의 수수료를 면제한다. 우수고객이 되면 통장 증서 카드 등의 재발행수수료,자기앞수표 발행수수료,제 증명서 발급수수료 등이 면제되며 인터넷뱅킹 수수료가 40% 할인된다. 신한은행은 로얄MVP,로얄VIP,로얄골드,로얄그린 등 네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이 중 MVP와 VIP고객에게는 대부분의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가장 낮은 등급인 로얄그린 고객에게도 자기앞수표 발행수수료를 면제하고 인터넷뱅킹 수수료를 면제(당행) 또는 감면(타행 3백원)해주고 있다. 로얄골드 이상 고객에게는 골드카드를 발급해주며 항공 상해보험(보험금 최고 2억∼3억원)에도 무료로 가입시켜주고 있다. 농협도 하나로그린 이상 등급의 고객에게 인터넷뱅킹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한편 각종 증명서 발급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