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산업(대표 윤재범)이 지난 97년 개발해 이번에 KT마크를 획득한 자이로 펌프는 기존의 3백60도 회전 펌프와는 전혀 다르다. 이 펌프는 3백60도 회전을 하지 않기 때문에 끈 종류의 물질이 유입되더라도 펌프 축에 감김현상이 일어나지 않을 뿐아니라 내부 재질도 부분적으로 교체할 수 있도록 고안돼 있다. 구동 모터의 손상이 거의 없는 특수 펌프로 축산 폐수나 음식물 쓰레기, 철강업체의 산업쓰레기 등 고체 물질이 섞인 고점도 액체를 뽑아낼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한승산업은 기존 모노펌프의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선 3백60도 회전하는 방식을 바꾸지 않고는 펌프를 근본적으로 개선시키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몇 차례 실패 후 한승산업은 펌프 모터 축의 기울기를 활용할 경우 3백60도 회전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토대로 자이로 펌프를 고안해 냈다. 이 펌프는 1998년 국립기술품질원 등에서의 실험 결과 1분에 2백9ℓ의 물을 최고 1백52.3m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산폐수로 펌프가 자주 고장을 일으키면서 골머리를 앓던 국내 축산농가들은 자이로 펌프 사용 후 유지 비용을 종전의 10분의 1 수준으로까지 줄일 수 있었다. 현재는 전국 3천여 축산농가가 이 자이로 펌프를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천안의 동부철강에서도 성능이 뛰어난 자이로 펌프로 교체하는 등 자이로의 인기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한승산업은 지난 99년 축산기자재 국제무역박람회에 참가,큰 성과를 거둔 데 이어 2000년에는 일본 히타치사로 수출도 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