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교포가 미국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의 2인자가 됐다. 한국계로서는 뉴욕 월가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메릴린치는 6일(현지시간) 글로벌마켓&인베스트먼트뱅킹 부문 대표인 아샤드 자카리아가 연말께 물러나며,그 자리를 그레그 플레밍과 다우 킴(한국 이름 김도우·40·사진) 부사장이 맡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 사업부는 메릴린치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영업 축의 하나여서 다우 킴은 스탠리 오닐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2인자가 된 것이다. 다우 킴은 명문 사립인 매사추세츠주 앤도버의 필립스 아카데미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을 졸업하고 지난 85년 뉴욕 매뉴팩처러스 하노버은행의 신용분석가로 월가에 발을 들여놨다. 이어 91년 도쿄 케미컬뱅크로 옮겨 부사장까지 지낸 후 94년 1월 채권 딜러로 도쿄 메릴린치에 들어갔다. 그는 채권시장에서 탁월한 실력을 발휘해 채권 및 주식 파생상품 대표를 지냈고,2000년 3월 뉴욕 본사로 옮겨 국제 채권시장 대표를 맡는 등 승승장구해 왔다. 메릴린치 관계자는 "다우 킴은 메릴린치의 투자은행 공동대표가 되기까지 미 업계의 주목을 끌었지만 한국에서는 일한 적이 없는 데다 업무와 직접 관련 없는 언론 등장을 꺼려 한국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며 "채권시장 분석 능력이 상당히 뛰어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다우 킴의 영전은 오닐 회장이 메릴린치의 경영권을 장악하기 위해 지난주 토머스 패트릭 전 부회장을 내쫓은 데 이어 패트릭이 차기 사장으로 추천한 자카리아 대표를 퇴임시키기로 결정한 것도 일조 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