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책의 따뜻한 삽화를 연상시키는 자작나무숲과 그 사이로 손가락 한마디쯤 자라 펼쳐진 야들야들 푸른 잔디. 한여름에도 섭씨 20도를 넘지 않아 쾌적한 공기를 들이켜며, 구름처럼 둥실 떠 있는 눈덮인 산정을 향한 호쾌한 드라이버샷... 일본 홋카이도 루스츠리조트에서의 골프라운드는 여기에 하나가 더해져 더욱 즐겁다. 바로 '황제골프'의 참맛을 만끽할수 있는 것. 걸리적대는 앞 플레이어는 물론 뒷팀에도 치이지 않는 라운드환경이어서 팀원이 허용한다면 '멀리건'을 몇 차례 받아도 남 눈치볼 필요가 없을 정도다. 보기플레이어는 물론 골프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이들에게도 꿈의 무대라 하기에 손색 없겠다. 환상의 72홀 루스츠리조트는 타워(6천6백72야드), 리버(6천1백7야드), 우드(6천8백17야드), 이즈미가와(6천3백26야드) 등 파 72의 4개 정규코스를 갖추고 있다. 한겨울 두툼한 눈속에 파묻혀 있다가 봄이 되면 얼굴을 내미는 푸른 잔디의 페어웨이가 마치 스펀지를 밟는 듯 푹신한 느낌을 준다. 세컨드 샷을 날릴 때 최적의 컨디션을 제공한다는 것이 리조트측의 설명. 4개 코스 모두 '노 캐디'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골퍼가 직접 전기카트를 운전, 다음 샷 지점까지 이동한다. 비가 와 페어웨이에 물이 고이지 않는다면 그린 앞 1백야드까지 카트를 탄 채 진입할 수 있다. 클럽선택과 거리계산을 할 때 도움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 아쉽지만 스스로 결정해 본다는 점에서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다. 골프장의 특징중 하나는 2백30야드 지점에 꽂혀 있는 노란깃발. 파4, 파5 홀에서 자신의 드라이버 샷이 2백30야드를 넘는지 안넘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초보자에게는 티업의 방향을 알려주는 가이드 역할도 한다. 점보 오자키가 설계한 타워코스는 자연미를 살린 다이내믹한 코스. 초보자에서 싱글까지 만족도가 높다. 리조트에 붙어 있으며,9홀까지 나이트 설비가 되어 있어 환상적인 '밤 골프'를 즐길 수 있다. 리조트에서 10분 떨어진 리버·우드코스는 지난 88년과 89년 4대 메이저대회인 US오픈을 석권한 커티스 스트레인지가 일본에서 처음으로 설계, 감수했다. 우드코스는 머리를 쓰고 힘을 조절해야 좋은 점수가 나도록 꾸며졌고, 리버코스는 여성들의 골프특성에 맞춰 설계된 점이 특징. 이즈미가와 코스는 꽃이 많고 깔끔하다. 초급자나 여성골퍼에 맞춘 아기자기한 레이아웃이 돋보이는 코스. 먹거리도 만점 루스츠리조트는 하루 4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호텔과 2개의 온천욕탕, 실내외 파도풀장, 테니스코트 및 각종 놀이시설을 갖추고 있어 가족단위의 여름휴양지로도 안성맞춤이다. 하루 자유이용권(2천5백엔)을 구입하면 60여가지의 놀이기구를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 한국과는 달리 리조트 주변에 식당가가 없다. 그러나 밖으로 나갈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음식이 푸짐하고 맛깔스럽다. 특히 킹크랩 요리에 손이 많이 간다. ----------------------------------------------------------------- < 여행수첩 > 대한항공이 홋카이도 신치토세공항까지 매주 5회(월.수.목.금.일) 직항편을 운항한다. 오전 10시에 출발한다. 신치토세공항까지 2시간30분, 공항에서 루스츠리조트까지 버스로 1시간30분 걸린다. 루스츠리조트 한국사무소인 다락레저센타(02-757-5075)는 루스츠리조트 3박4일 골프투어상품을 내놓았다. 6월말까지 1인당 99만9천원. 여름성수기에는 1백35만원 한다. 복층구조로 되어 있는 타워호텔에서 숙박한다. 54홀을 돈다. 5천엔을 추가하면 18홀을 더 돌수 있다. 루스츠(일 홋카이도)=심재문 기자 ps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