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수 < LG투자증권 상무 > 지난 주 외국인은 4주만에 순매도로 전환하며 지수 600선을 위협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전운이 고조되고 있는 이라크사태가 원인인 듯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세계경기 악화가 최근 들어 기업실적 부진으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가 어려워져 성장이 주춤해지기 시작하면 주주들은 현실에 대한 불안감 속에 분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마련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번 삼성전자의 대규모 상여금 책정과 SK텔레콤의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 지출,'의욕적인' 투자계획은 외국인 투자자의 자기 몫에 대한 초조감을 악화시켰다고 봐야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겪었던 미국 대기업들의 회계부정사건으로 그 어느 때보다 기업경영 투명성(corporate governance)과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에 관심이 곤두서 있기 때문이다. 저성장의 불안함과 기업 경영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 증폭 속에 당분간 주식에 대한 프리미엄이 하향곡선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수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