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인들에게 불교는 더 이상 낯선 종교가 아니다. 지난 90년대 중반 미국의 경우 불교 신자가 3백만∼4백만명에 달했고 러시아 프랑스 영국 독일 등에도 불교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1950년대에 일본인 다이제쓰 스즈키 선사가 불교를 전파하기 시작한 미국을 비롯한 상당수 국가들은 '아시아의 옷'을 벗고 독자적인 자국 불교를 논할 정도다. 서양에서 불교가 이만큼 흥하게 된 것은 이들 나라에 불교를 전한 아시아권 스님들 덕분이다. 오늘날 세계적인 명사가 된 달라이라마,틱낫한,숭산 스님 등의 전법사들이 그 주역이다. 불교 연구가 진우기씨가 쓴 책 '달마,서양으로 가다'(불교시대사,1만2천원)는 서양에 불법을 전한 주요 인물 44명을 소개하고 있다. 미국에 불교가 널리 알려진 것은 지난 50년대.일본의 다이제쓰 스즈키 선사가 대학을 무대로 강의하면서였다. 그러나 당시의 불교는 불교적인 색채를 빼고 철학적 낭만주의적인 경향만 강조해 본격 불교라고 보기 어려웠다. 수행으로서 불교가 뿌리내린 것은 60년대 들어 일본의 스즈키 순류 선사가 미국에 좌선을 중심으로 한 선불교를 전하면서부터다. 이어 티베트 출신의 최감 트룽파 린포체는 70년대 전세계에 1백여개 명상센터를 세우며 불교의 영향력을 확대했다. 한국의 숭산 스님도 32개 국가에 1백30개가 넘는 포교센터를 지어 불교를 전파했다. 책에서는 이들의 이야기와 함께 아시아적 불교가 서양 민주주의와 만나 탄생시킨 참여불교,이들이 창조하는 새로운 문화 및 생활양식도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유럽과 러시아에 재가자 중심의 불교를 세운 올레 니달 등 티베트 불교와 소승불교로 알려진 상좌부 불교의 주역들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