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Anytime) 어디서나(Anywhere) 어떤 기기(Any device)로도.' 2003년 정보기술(IT) 업계를 이끌 키워드는 '3A'로 요약된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없이 네트워크에 접속, 인터넷과 멀티미디어를 즐길 수 있는 기술과 제품이 시장을 이끌 것이라는 얘기다. IT업계는 올해를 이른바 '유비쿼터스(Ubiqitous) 시대' 개막 원년으로 보고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수 있는 '모바일'과 '디지털' 제품 및 서비스 개발에 전력을 투구하고 있다. 3세대 이동통신시대 본격 개막 =휴대폰 사용인구가 3천2백만명을 넘어서 포화상태에 이르고 음성통화 시장도 정체시대를 맞고 있는 이동통신업체들은 3세대(3G) 멀티미디어 서비스에 사활을 걸고 있다. SK텔레콤과 KTF는 올해를 IMT-2000(차세대 영상이동통신)으로 대표되는 3G 서비스 원년으로 보고 고객 확보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미 동기방식 3G 서비스인 cdma2000 1x EV-DO를 시작한데 이어 연내 비동기방식 서비스도 선보인다. 3G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휴대폰으로 영화나 TV뉴스, 뮤직비디오를 즐기고 상대방을 보며 영상통화를 할수 있으며 멀티미디어 동영상메시지(MMS)도 보낼수 있게 된다. 이동통신업체들은 이와 함께 휴대기기로 언제 어디서나 각종 금융업무를 볼수 있는 모바일금융, 음식점이나 길 등을 찾아주는 위치기반서비스(LBS) 등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표문수 SK텔레콤 사장은 "통신과 금융의 결합은 세계적인 추세"라며 "신용카드 칩을 내장한 휴대폰으로 결제를 끝마치는 시대가 올해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휴대인터넷 서비스 선보인다 =이에 비해 유선 통신업체들은 ADSL 방식보다 최고 10배 이상 빠른 VDSL(차세대 초고속인터넷)과 올해중 사업자가 선정될 휴대인터넷(Portable Internet)에 승부를 걸 계획이다. 이미 KT와 하나로통신은 VDSL 분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등 접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파워콤 인수에 성공한 데이콤이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3GHz 대역 주파수를 이용한 휴대인터넷 사업도 올해 주요 이슈중 하나다. 정보통신부는 무선가입자망(WLL)용으로 배분된 2.3GHz 대역 주파수를 회수, 고속 무선인터넷 접속을 위한 휴대인터넷용으로 올 하반기에 다시 분배할 예정이다. 사업자로 선정되면 무선 인터넷 접속서비스 시장을 장악할수 있어 업체들은 벌써부터 사업권을 따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홈 네트워크와 콘텐츠 산업의 부상 =3A 시대 유망 사업중 하나가 바로 홈 네트워크다. 홈 네트워크는 TV나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정내 모든 전자제품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집 밖에서 휴대폰 등으로 조작할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가스밸브나 전기스위치를 원격으로 제어할 수도 있어 앞으로 막대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KT SK텔레콤 삼성전자 LG전자 서울통신기술 등이 시장 선점을 위해 뛰고 있다. 3A 시대엔 또 네트워크로 즐길만한 디지털 콘텐츠의 중요성이 한층 커진다. 이동통신 서비스업체들이 유.무선 인터넷으로 즐길수 있는 유.무선통합 서비스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다음이나 네이트 등 포털, 온라인게임, 콘텐츠 전문업체들도 3A용 콘텐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디지털.모바일 제품 인기 =올해엔 수도권에 한정됐던 지상파 디지털방송의 시청권역이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전국 광역시로 확대되며 케이블TV도 디지털화된다. 이에 따라 디지털TV 등 디지털 제품의 인기도 급상승할 전망이다. 또 동영상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IMT-2000용 컬러 휴대폰, 휴대하기 간편한 노트북PC와 포스트PC, 무선통신 기능을 장착한 개인휴대단말기(PDA) 등 모바일 기기도 IT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 임태윤 수석연구원은 "IT경기는 기업들의 투자가 살아나는 하반기부터 점차 되살아날 것"이라며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와 무선랜, 디지털방송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현철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