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에 적금을 부어 목돈을 만드는 것 처럼 매월 일정한 금액을 반복 투자하는 펀드상품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적립식 펀드"라고 불리는 이들 펀드는 현대 한국 신한투신 등이 개발,소액여유자금으로 주식간접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는 개인들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다른 투신운용사들도 상품개발을 서두르고 있어 적립식 펀드가 올 하반기 투신권의 주력상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번 주에는 KBS 2TV에서 매일 오전 "세상의 아침"을 진행하는 지승현 아나운서가 삼성투신운용 상품전략팀 나상용 과장을 만나 적립형 펀드의 장점과 투자요령 등에 대해 들어봤다. 지승현 아나운서=은행의 정기적금처럼 매월 일정금액을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던데요. 나상용 과장=펀드는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주식값과 채권가격이 변하면 펀드의 가격도 바뀝니다. 투자 수익률이 달라진다는 얘기이지요. 가장 싼 가격으로 사서 가장 높은 가격에 팔면 최대의 수익을 얻을 수 있겠지만 이를 예측하고 실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죠. 그래서 개발된 투자방법이 적립식 펀드방식입니다. 펀드를 매입하는 시기가 매월 분산되므로 펀드에 투자하는 가격은 평준화됩니다. 펀드 가격의 단기 등락에 따른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선 이를 코스트 애버리지(cost average) 효과라고 합니다. 지 아나운서=분산투자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나 과장=분산투자는 크게 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격언을 떠올리면 됩니다. 여러 종목에 골고루 투자하여 개별 종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최대한 낮추는 의미로서 분산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주식만을 매입한 경우 해당 기업의 위험,예컨대 부도 발생이나 해당 산업의 위기 등으로 주가가 급락,손실을 볼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정한 규정에 따라 펀드는 분산투자를 하도록 의무화한 것도 이같은 위험을 줄이기 위한 것입니다. 둘째는 "투자시점의 분산"입니다. 펀드의 가격은 시장상황에 따라 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일시에 투자자금의 운용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이같은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매월 투자시점을 분산함으로써 수익률 변동폭을 줄일 수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말해 "계란을 한꺼번에 담지 말고 하나씩 담아라"라고 표현할 수 있겠죠. 적립식 펀드투자를 이용하면 투자종목의 분산과 투자시점의 분산이라는 두 가지 분산투자를 자연스럽게 수행할 수 있습니다. 높은 수익도 중요하지만 리스크 관리 역시 중요한 것이니까요. 지 아나운서=적립식 펀드 투자를 하려면 펀드를 어떻게 선택하고 또 어디에서 가입해야 하나요. 나 과장=펀드는 투신운용회사가 운용을 담당하고 증권사와 은행 창구에서 판매합니다. 펀드를 판매하는 회사를 직접 방문,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투자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펀드를 선택할 때 우선 고려해야할 점은 투자기간입니다. 다시말해 "자금이 필요한 시점은 언제인가"에 맞춰 펀드를 선택해야 합니다. 예를들어 1년 후에 자금이 필요한 데 3년간의 투자수익 극대화를 목표로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겠죠. 둘째는 "본인의 투자성향"에 맞는 펀드를 골라야 한다는 점입니다. 수익이 낮더라도 투자원금의 손실이 발생해선 안 된다라는 위험회피형 성향의 투자자는 채권형을 선택하고 일정부분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고수익을 추구하고 싶은 투자자는 주식형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주식형 펀드도 주식에 투자하는 비율에 따라 그리고 어떤 종류의 주식에 투자하는 가에 따라 다양하게 나눠져 있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끝으로 "자금의 목적,사용용도"도 무시해선 안 됩니다. 아파트 중도금과 잔금 마련이 목적이라면 안정적인 펀드에 투자해야 합니다. 여유 자금이라면 주식형 펀드에 맡겨 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도 있겠지요. 지 아나운서=투자자금의 목적,투자기간 등이 중요한 기준이 되겠군요. 나 과장=적립식 펀드에 한정된 얘기는 아니지만 개인투자자들도 장기적인 재무계획을 세우고 이에 맞게 여유자금을 굴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내집 마련,자녀 양육비및 교육비,자녀 결혼자금 그리고 노후 생활자금 마련 등 자금의 목적과 필요 시기에 맞춰 미리 준비하고 그에 맞는 투자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죠. 자금 필요시점이 단기일수록 보다 안정적인 펀드에 투자하고 장기일수록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금 필요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수익성 추구에서 안정성 유지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펀드의 운용전략을 변동시키는 적립식 펀드도 있습니다. 자금 필요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펀드 가격의 등락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한 또 하나의 안전 장치죠.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