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 전쟁이라고 평가받는 이번 싸움에서 세웠던 승리 전략은 아무 것도 없었다. 다만 '손자'에서 얻은 지식을 실천으로 옮겼을 뿐이다." 지난 91년 걸프전에서 다국적군의 완벽한 승리를 이끈 총사령관 노먼 슈워츠코프 장군은 전쟁이 끝난 뒤 이렇게 말했다. 소프트뱅크의 창업자 손정의 회장은 '손자'를 읽고 감명받은 나머지 '손의 제곱병법'(손자와 손정의를 합쳐 제곱의 결과를 낳는 병법이라는 뜻)을 만들어 사업에 응용했다. 중국의 춘추시대 말엽인 주 왕조 후반에 손무가 쓴 '손자병법'은 이렇게 2천5백여년이 흐른 오늘날에도 사랑받는 '베스트 셀러'다. 승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영원한 '바이블'이라고 할까. 전쟁뿐만 아니라 각종 사업 현장과 직장,스포츠 등 무수한 경쟁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필독서로 꼽히고 있다. '불패전략 최강의 손자'(모리야 야쓰시 지음,이정환 옮김,국일증권경제연구소,1만8천원)는 손자병법이 현대에도 수많은 사람들을 성공으로 이끄는 이유를 밝히고 실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손자병법이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등 여타의 병법·전략서와 다른 점에 주목한다. 손자병법은 하나의 적을 상대하는 방법만 다룬 여타 전략서와 달리 다수의 라이벌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서 살아남는 법을 다루고 있다는 것.후에 중국을 통일한 주(秦)를 비롯해 제,초,송,월 등 여러 유력 제후들이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상황에서 손자병법이 쓰여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라이벌이 여럿인 경우가 많은 국가끼리의 분쟁이나 사업 스포츠 등에서 손자병법의 지혜가 승리로 이끌어준다는 얘기다. 전쟁을 하는 목적에 대해서도 손자병법은 당장의 승리보다는 전쟁이 끝난 후 미래의 국익까지 고려한다. 예컨대 장기전에 의해 국력이 바닥난 상황에서 제3자로부터 도전받을 경우 치명적이라는 것.전쟁에 이기고도 손해를 보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손자는 "백전백승보다는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최선의 계책"이라고 했다. 저자는 특히 공격보다 방어가 우선이며 지지 않는 것,즉 불패(不敗)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이같은 관점에서 손자병법의 지혜들을 실제 사례와 함께 설명하고 있다. 전쟁에 앞선 준비의 필요성,정보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첩보활동의 중요성 등을 미군의 베트남전과 구소련의 KGB 실례를 들어 설명한다. 아울러 실전에 유용한 손자의 명언들을 조직력과 리더십,승리를 위한 전략,첩보의 원칙 등 유형별로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제나라의 손빈,삼국지의 영웅 조조와 제갈공명으로부터 모택동,도쿠가와 이에야쓰,나폴레옹,호치민,빌 게이츠와 손정의에 이르기까지 손자병법을 활용한 명장과 위인들의 무용담을 곁들이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