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워버그증권 보고서가 촉발한 10일 한국증시 폭락세에 대해 국내 증권사의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크들은 투자의견을 바꿀 이유가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외국인의 매도공세로 삼성전자는 이날 7.73%나 떨어졌다. 1백28메가 D램의 가격이 현물시장에서 1.85달러까지 떨어진데다 워버그증권과 소시에떼제너럴(SG)증권 등이 목표가와 실적추정을 하향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증권사의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한결같이 반도체 값이 빠르게 폭락, 삼성전자의 2분기 및 올해 실적이 당초 추정치보다 나쁘게 나오겠지만 그 폭이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반도체 가격은 1, 2개월의 조정을 거쳐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증시에 국내증권사와 외국계간에 반도체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투자의견 바꿀 이유 없다=국내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 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 삼성전자의 전망을 하향조정해야겠지만 투자의견을 바꿀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우선 삼성전자의 D램부문 비중이 12% 정도로 낮고 TFT-LCD 및 핸드폰 등에서 많은 이익을 내고 있다. LG투자증권 구희진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반도체 매출중 장기계약 물량이 많은데다 그래픽 제품 등 고가품의 비중도 높아 현물가격 하락에도 2분기 D램 매출액은 10.5% 감소하는데 그칠 것"이라며 "올해 사상 최대의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동양증권 민후식 연구위원도 "D램 가격은 하락하고 있으나 TFT-LCD의 가격은 공급부족에 의해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30% 이상의 이익률이 유지되고 있다"며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2조1천억원)보다 조금 낮은 2조원선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단말기 부문도 수출이 늘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반도체 가격 곧 안정될 것=반도체 가격은 하이닉스반도체의 매각실패 등으로 폭락하고 있지만 1.2개월내에 바닥을 형성, 늦어도 8월부터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증권 우동제 팀장은 "D램 업체들이 2백56메가 D램과의 비트크로스(주력제품이 바뀌는 것)가 생기기전에 1백28메가 D램을 밀어내면서 가격이 예상보다 빨리 내리고 있다"며 "그러나 8월부터 수요가 살아나고 업체의 공급물량도 줄면서 가격이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양증권 민후식 연구위원도 "D램 가격 2달러는 대만업체 등의 원가보다 낮은 수준"이라면서 "현재 재고도 4주수준으로 적정한 만큼 밑지고 매물을 내놓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민 위원은 "5월 마이크론의 재고물량만 마무리되면 D램가격은 바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계의 매도공세=이날 증시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만8천원(7.73%) 하락한 33만4천원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이날 50만주(1천7백28억원)을 순매도했고 워버그를 통해서만 37만주를 내다팔았다. 외국인은 지난 4월25일부터 이날까지 11일째 순매도 행진을 지속, 지분율도 18개월내 최저치인 53.4%선까지 낮아졌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