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의 고가브랜드 "헤라(HERA)"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2천억원(출하가 기준)을 넘겼다. 단일 브랜드로 2천억원을 돌파하기는 헤라가 국내 최초다. 헤라를 별도 회사로 떼어놓고 본다면 업계 4위에 해당하는 실적.브랜드 하나가 어지간한 화장품 회사의 전체매출액을 웃도는 셈이다. 세계 10위권인 한국 화장품 시장에는 내로라하는 외국 유명 화장품 회사들이 빠짐없이 다 들어와 있다. 화장품의 격전장으로 불릴만큼 치열한 시장다툼 속에서도 헤라는 수입품을 포함한 전체 백화점 입점 화장품 가운데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상위 10개 백화점에서도 샤넬 랑콤 등을 바짝 뒤쫓고 있다. 국내 명품 브랜드로 자리잡은 헤라의 선전은 장기적이고도 철저한 브랜드 관리에서 비롯됐다. 1995년 10월 첫 출시된 헤라는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 아내 여신 헤라처럼 당당하고 도도한 이미지"를 컨셉트로 삼았다. 처음부터 고가.고급 브랜드를 지향하고 판매망을 백화점과 방문판매로 한정했다. 광고.마케팅 전략 역시 고급스런 이미지를 심는데 집중했다. 20대 후반부터 35세까지의 젊은 고소득 여성을 타깃으로 한 헤라는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이라는 모토 아래 제품군을 다양하게 갖췄다. 건성 중성 지성등 피부타입별로 효과가 뛰어난 스킨케어 제품을 내놓았고 다양한 컬러의 메이크업 제품도 구비했다. 주름,미백,자외선 차단등의 갖가지 기능성 화장품도 선보였다. 1백50개가 넘는 상품을 갖춘 헤라는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제품들을 선보여 젊은 여성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스킨 로션등 스킨케어 제품의 경우 화장품을 담은 내용기와 내용기를 꽂는 외용기로 구분해 리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내용물을 끝까지 신선한 상태로 사용할 수 있는 기초제품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예비신부가 결혼 1백일 전부터 단계별로 사용하면 효과가 큰 "D-100시리즈"나 주름이 많은 부위에 붙여 주름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패치형 제품도 히트상품이 됐다. 헤라는 이달중 미백 기능성화장품 6종을 포함한 기초 제품 9가지와 메이크업 3개 제품으로 구성된 "헤라 화이트 플래시 라인"을 새로 선보인다. 태평양의 앞선 연구력으로 개발된 신미백성분 멜라솔브(Melasolv,특허출원번호 10-2001-0059048)를 함유해 피부 스스로 피부색소 균형을 유지시켜주는 제품이다. 4단계 미용법으로 개인의 피부상태에 따른 맞춤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태평양 마케팅 부문 이해선 전무는 "첨단기술,국제적 감각,고품위를 기치로 내세워 젊은 층을 지향한 상품을 제안한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며 "주력제품군이 6만~9만원대로 수입 화장품보다 약간 싸지만 품질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향후 지속적인 이미지 관리로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 올해안에 매출 3천억원을 돌파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