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6:10
수정2006.04.02 06:13
지난 1일로 합병 1개월을 맞은 국민은행이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대출실적이 크게 늘어나는가 하면 금리조정이나 신상품 출시 등에서 '리딩뱅크'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또 우려를 자아냈던 옛 국민.주택은행 출신 간의 화학적 통합도 큰 잡음없이 진행되는 모습이다.
지난 한 달새 국민은행의 가장 두드러진 외적변화는 가계대출실적.
11월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58조8천2백43억원으로 10월말에 비해 2조1천1백73억원(3.6%) 늘었다.
당초 연말까지 목표로 삼았던 가계대출 2조원 증대를 한달만에 달성한 것이다.
이는 옛 국민.주택은행 월 평균 증가 규모(7천8백억원)의 3배에 달한다.
또 합병후 중소기업대출 상품으로 내놓았던 석세스론도 지난달 말까지 7천억원의 대출실적을 기록, 연말 목표치인 1조원을 조기에 달성할 전망이다.
이처럼 대출이 급신장한 것은 옛 국민.주택은행의 영업점을 통합하지 않고 서로 경쟁을 붙이는 '듀얼브랜드 전략'을 채택한 덕분이다.
김정태 행장은 합병후 옛 국민.주택은행 영업본부에 가계대출을 각각 1조원 늘릴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서로 경쟁에 뒤지지 않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인 결과 목표액을 조기에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리딩뱅크'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미 공식합병 전부터 은행권의 금리인하를 선도한데 이어 신상품 출시에서도 앞장서는 모습이다.
일례로 국민은행은 4일부터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1개월만기의 초단기 상품인 '국민뉴찬스신탁'을 판매한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3개월 미만 단기신탁에 대한 규제를 풀자 발빠르게 신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이같은 외적인 성과 외에 옛 국민.주택은행 간의 화학적 통합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이전까지 인사 및 영업본부를 통합하기로 한 것도 이런 자신감에서다.
국민은행은 특히 화학적 통합을 앞당기는 방편으로 현재의 팀별성과급제를 개인성과급제로 확대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출신을 불문하고 일 잘하는 사람이 그만한 보상을 받는 '원칙'을 세우겠다는 것.
이와 관련, 김 행장은 "우리 사회는 잘 나가는 사람이나 기업에 대해서는 무조건 깎아내리는 문화가 팽배해있다"며 "성과를 올리는 직원에게는 성과급을 많이 주고 매달 표창하는 등 '영웅주의'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