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죽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즐거운 삶을 살다가 마지막 순간에 '하느님의 선물'을 받을 것입니다" "일본 신세대의 아이콘" 오다 에리카(22)가 자신이 주연한 영화 "원더풀 라이프"의 주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오다는 오는 12월8일 이 영화의 국내개봉을 앞두고 고레다 히로카즈 감독과 함께 내한했다. "원더풀라이프"는 사후세계에서 현재의 삶을 반추해 본다는 이색소재를 동화적으로 그린 작품. 사망후 저승으로 가기전 7일간 린보역(驛)에 머무른 사람들이 이승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을 선택하면 면접관들이 그대로 영상에 담아준다. 오다는 숨진 사람들에게 "당신은 죽었습니다.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추억 한가지만 선택해 주십시오"라고 묻는 면접관조수 시오리역을 호연했다. 시오리는 선배면접관 모치즈키(아라타)를 짝사랑하고 질투하지만 그가 "영원"으로 떠난 뒤 그와의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린보역에 계속 머무르는 순정파다. 시오리의 맑은 눈망울은 청순한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눈동자속 뚜렷한 흰자위는 슬픔을 투영한다. "고레다 감독의 작업방식은 특이했어요.나와 아라타가 나오는 대본은 찢겨 있어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른채 연기해야 했지요.그러나 신기하게도 린보역으로 설정된 건물에 들어가면 연기한다는 의식이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었어요. 시오리는 약간 삐딱하고 못된 캐릭터입니다.제 실제성격과는 정반대예요" 그는 16살때 고향에서 영화촬영현장을 발견하고는 감독에게 출연시켜 달라고 떼를 써 데뷔작 "산단의 탑"(95년)에 출연했다. 그는 모델과 연기자활동을 병행하며 98년 "원더풀 라이프"를 비롯,TV,CF 등을 누비며 스타로 부상했다. 내년 개봉 예정인 영화 "얼라이브(Alive)"와 "기리시마 1945"에 출연할 예정이다. "이 영화를 촬영하기 전만해도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에 삶이 따분했어요.그러나 이 작품를 계기로 시간을 제대로 사용하는 법을 알았지요.그 후론 모든 것이 즐거워졌어요"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