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동차 시트 제작업체인 미국의 리어(Lear)사가 현대자동차 협력업체인 (주)한일을 인수,국내에 진출한다. 리어사의 한일 인수는 현대차가 부품업체 대형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외국업체와의 인수합병을 알선한 첫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주)한일 관계자는 22일 "미국 리어와의 인수합병(M&A) 협상이 막바지에 와 있으며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대주주인 오원규씨 등 특수관계인들이 갖고 있는 지분 전체를 넘기는 방안과 전환사채를 발행해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주식매각을 위해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열어 정관상의 주식관련 부분 일부를 개정할 예정이다. 양사는 올해 초부터 M&A협상에 들어갔으며 연말께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내년 초 인수절차를 마무리짓는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은 현대차의 테라칸 갤로퍼,쌍용자동차의 이스타나용 시트를 제작,납품하는 업체로 지난해 매출은 1천44억원이었다. 한일 관계자는 "이번 협상에서 현대차는 리어사와의 협상을 주선하고 양사의 M&A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협상과정에서도 지원을 해주는 등 일정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리어는 시트 등 의장재 분야에서는 세계 최대,전체 부품업체 가운데는 9위 업체로 과거 현대차 시트사업부문 인수를 추진했으나 무산되자 새로운 인수대상 업체를 물색해 왔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는 협력업체를 대형화 선진화한다는 계획에 따라 한일과 리어의 M&A를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 한일이 리어의 높은 기술력을 받아들임으로써 의장분야에서 현대차의 품질 수준도 한 단계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협력업체 수십개에 대해 해외업체와의 인수 및 제휴 작업을 추진 중이며 이로 인해 수년내에 자동차 부품업계의 판도가 완전히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