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新르네상스] 3세대 이동통신 '메카'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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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이동통신도 한국이 리드한다'
3세대 이동통신을 누가 먼저 선보일 것인가를 놓고 세계 이동통신 업계의 선두다툼이 치열하다.
비동기 서비스 진영의 일본과 유럽간 경쟁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 달리 3세대 이동통신은 아직까지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 전망의 불투명과 기술적 문제, 과도한 투자에 따른 사업자들의 경영난 등이 그 이유다.
현재까지 선보인 비동기 3세대 서비스로는 일본 NTT도코모의 '포마(FOMA)'가 유일하다.
올초 상용화될 예정이었던 이 서비스는 몇가지 기술적인 문제로 연기를 거듭한 끝에 지난달에야 서비스에 들어갔다.
그러나 FOMA는 통화권역이 도쿄 중심가에서 30km 반경에 한정돼 있는데다 동영상 지원이 미숙해 아직까지 3세대 서비스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NTT도코모는 앞으로도 3년간 1조엔이라는 거액을 더 쏟아부을 계획이지만 제대로 된 서비스는 빨라야 2005년께나 가능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가 내년초 세계에서 가장 먼저 동기식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할 전망이어서 세계 이통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선보일 서비스는 cdma2000-1x EV-DO(이하 EV-DO)로 불리는 초고속 데이터통신.
EV-DO는 최고 속도 2.4Mbps급으로 IMT-2000보다 빨라 세계전기통신연합(ITU)에서도 3세대 이동통신 기술의 하나로 공식 인정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들이 이미 올초부터 시작한 cdma2000-1x를 통해 충분한 경험을 쌓은 만큼 서비스 안정성이 우수해 일본 FOMA와 달리 초기부터 시장 장악력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업계에서도 EV-DO가 빠른 속도나 다양한 서비스 등의 장점에 힘입어 초기부터 가입자들을 상당수 끌어모을 것으로 보고 있다.
EV-DO는 데이터 수신속도가 지금의 cdma2000-1x(1백44Kbps)보다 20배 가까이 빠르다.
송신할 경우에도 최고 1백53.6Kbps의 고속도를 낸다.
이 정도면 생생한 동영상을 주고받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따라서 휴대폰이나 PDA로 동영상을 내려받아도 화면의 흔들림 현상이 없어 선명한 영상의 VOD(주문형비디오)나 네트워크게임, 영화 등 각종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휴대폰에 소형 카메라를 부착해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서 통화할 수 있는 것은 기본이다.
자신이 원하는 동영상 콘텐츠만을 골라 편집해 볼수 있는 영상방송서비스도 가능하다.
가령 뉴스와 주식시세, 스포츠 소식만을 묶어 동영상 뉴스를 매시간 휴대폰으로 받아볼 수 있다.
EV-DO가 상용화될 경우 고객들은 또 개인화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지금의 이동통신에서는 사업자들이 일방적으로 보내준 동일한 콘텐츠를 다수의 이용자가 받아보는 식이다.
개인별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받기는 힘들다.
그러나 EV-DO에서는 개인에 맞는 고품질의 맞춤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골라 받아볼 수 있다.
EV-DO에서는 또 휴대폰으로 e메일을 주고 받거나 다양한 멀티미디어 메시지도 주고 받을수 있다.
PC나 휴대단말기 등으로 전달된 모든 형태의 e메일을 휴대폰 하나로 체크 가능하다.
무선인터넷에 접속, 유선에서나 가능했던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도 있다.
예컨대 구입하고 싶은 물품이 있을 경우 무선인터넷 쇼핑몰에 들어가 해당 물품의 실제모습을 3백60도 회전하는 생생한 동영상으로 살펴본 후 구매할 수 있다.
현재 이동전화 업계에서는 SK텔레콤과 KTF, LG텔레콤 등이 모두 내년초 EV-DO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특히 SK텔레콤은 지난해 비동기식으로 3세대 사업권을 딴 상태이지만 세계적으로 비동기 서비스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EV-DO를 통해 사실상의 3세대 서비스를 국내에선 맨 먼저 시작하겠다는 전략을 마련중이다.
SK텔레콤은 이에 따라 서비스 일정을 전체적으로 앞당겨 우선 11월중 수도권에서 EV-DO를 시범 서비스하고 내년 3월께 전국 26개 도시를 대상으로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미 지난 8월 통신장비업체들의 사업제안서(RFP)를 받아 9월중 실사와 시험평가(BMT)를 마친 상태다.
SK텔레콤이 상용 서비스 시점을 내년 3월로 앞당김에 따라 이동통신업체들 사이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게 됐다.
당초 월드컵 개막을 앞둔 내년 5월 EV-DO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KTF는 무리하게 일정을 앞당기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월드컵 공식후원사로 선정된 이점을 활용해 월드컵 기간중 제대로 된 서비스를 선보여 국내외에 3세대 동기 서비스 사업자로서 이미지를 널리 알린다는 전략이다.
KTF는 이를 위해 올해말까지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외 4개 업체들의 EV-DO 장비를 시험평가한 후 내년 1월중 상용장비 최종 공급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어 3월부터 시범서비스에 들어간 후 5월부터 서울, 수도권 및 전국의 월드컵 경기장을 대상으로 상용서비스?제공하게 된다.
올해 초 동기식으로 3세대 주파수를 배정받은 LG텔레콤도 내년 상반기중 경쟁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