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인간극장'은 10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오후 8시50분에 '네쌍둥이 육아기'를 방송한다. 지난 7월 '인간극장'을 통해 방송했던 '네쌍둥이 출산기'이후의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 일곱번째로 태어난 네쌍둥이인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의 '하늘' '바다' '강' '산'이 지난 1일로 백일을 맞았다. 이날 백일잔치 모습은 출산때와 마찬가지로 방송사들이 카메라에 담아갔다. 두달전 인간극장에서 '네쌍둥이 출산기'가 12%를 웃도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방영된 이래 네쌍둥이는 전국적인 유명 아기들이 됐다. 덕분에 네쌍둥이네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네쌍둥이 아빠 이일재(34)씨는 출퇴근시 선글라스를 끼게됐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고 네쌍둥이 잘크냐,또 아빠가 아기 목욕을 어떻게 그렇게 잘 시키느냐는 등의 인사를 받는 것이 쑥스러워서다. 방송 출연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행복이 넘치는 집'이건만 실상 이일재·김명희씨 부부와 네쌍둥이,그리고 22개월된 맏이 수연이가 처해진 현실은 하루하루가 힘겹다. 우선 일재씨는 손에 주부습진이 생겼다. 즐기던 담배도 끊었다. 직장에선 말이 없어지고 근무중에도 틈만 나면 조는 일이 잦아졌다. 일재씨 말대로 '딸린 발가락이 60개'나 되다보니 늘 걱정거리를 안고 산다. 명희씨 역시 하루에 우유 30병을 타고 기저귀를 30개 갈아주는 등 24시간 동안 거의 쉬지 않고 다섯 아기들을 돌보는데 지쳐있다. 그러다보니 다정하던 부부는 아무것도 아닌 일에 짜증을 내고 다투는 일이 잦아졌다. 가장 큰 문제는 아이들이다. 아무리 울어도 엄마가 제대로 안아주지를 못한다. 아침마다 수연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줄때는 빈집에 네쌍둥이들만 두고다닌다. 동사무소와 구청의 복지과에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요청해 놓았지만 아무 소식이 없다. 이렇게 제대로 돌봐주지 못해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문제가 생기는게 아닌가 내심 불안한 명희씨. 하지만 명희씨가 "아직은 할만하다"고 말하는 것은 모두들 낳지말라고 한 네쌍둥이를 우겨서 낳았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을 제작한 이귀훈 PD는 "네쌍둥이네처럼 어쩔 수 없이 많은 아이들을 갖게 된 집엔 정부 차원의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길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