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진 박스권 내에 확산과 집중이 반복되고 있다. 증시는 지난 이틀간 휴렛팩커드와 컴팩 합병에 따른 등락을 경험한 후 다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강보합권에서 흐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540선을 단기 지지선으로 확보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20일, 60일, 120일선이 몰려 있는 565∼570대를 뚫기 위해서는 강력한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외 증시 여건은 그러나 한번에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그에 따른 해외증시 불안정, 국내 구조조정 지연 등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얕은 등락 속에 업종별 순환매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인텔을 필두로 잇따라 예정된 3/4분기 실적 전망에 따라 일희일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적극적인 매매보다는 종목별 단기 대응이 유효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6일 종합주가지수는 낮 12시 28분 현재 554.86으로 전날보다 2.95포인트, 0.53% 올랐고 코스닥지수는 1.00포인트, 1.62% 높은 62.76을 가리키고 있다. ◆ 순환매, 집중과 분산 = 이날 주가는 강보합권에 머물고 있으나 통신업종을 제외한 전업종이 올랐고 상승 종목수가 600개를 오가는 등 체감지수는 양호한 편이다. 전날 건설, 제약주가 강세를 보이며 장을 리드하던 것과 달리 이날 매수세는 분산되는 모습이다. 장초반 선두에 나섰던 은행, 증권, 건설 등 대중주와 반도체 관련주가 상승폭을 키우지 못한 채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사이 유통, 제지 등 내수관련주로 오름세가 확산됐다. 지수관련 대형주가 독자 모멘텀을 확보하지 못하고 프로그램 매매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주도주가 부각되지 못하면서 한걸음 더 나아가는 데 실패하자 지수 움직임은 정체된 상태다. 투자 심리 개선을 바탕으로 순환매가 돌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지수관련주 뒷받침해주지 못할 경우 자칫 에너지 고갈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G투자증권 박준범 연구원은 "단기 지지선을 확보한 뒤 시장 심리가 위쪽으로 무게 중심을 두며 상승 분위기가 확산됐으나 지수관련 대형주 방향이 엇갈리면서 전체적인 움직임은 제한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540에서 560사이에서 빠른 순환매 형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도주 부각시 집중되고 조정시 다른 종목으로 매기가 분산되는 현상이 반복되는 가운데 방향성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했다. ◆ 재료혼조, 기다림 = 거래소에서는 지수 자체가 박스권내 어정쩡한 위치에 놓여있는 가운데 수요일 뉴욕 증시가 방향을 제시하지 않자 적극적인 매매 가담을 뒤로 늦추라는 조언이 많다. 이날 반등은 개인의 저가매수 심리가 여전한 가운데 외국인이 전날 대량 매도했던 지수선물 포지션을 정리한 데 따른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며 이뤄졌다. 하이닉스 처리가 신규 자금 지원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고 현대투신 외자 유치 협상도 본격화 되리란 기대도 매수 주문을 이끌어 냈다. 해외증시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뉴욕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지수 10,000선 회복된 반면 나스닥지수는 1,800선에서 더 멀어졌다. 구매관리자협회(NAPM) 제조업지수 개선에 이어 2/4분기 생산성 증가율 수정치가 예상보다 좋게 발표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나마 되살아났다. 그러나 시스코 회장의 부정적인 진단과 메릴린치 등의 통신장비업체 투자등급하향으로 기술주는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은행주 급등을 발판 삼아 장초반 2% 가까운 급등세를 보이면서 투자심리 회복을 도왔다. 이에 따라 종합지수는 한때 560선을 넘보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 동결을 결정하고 닛케이지수가 기술주 약세에 따라 내림세로 돌아서면서 지수는 강보합권으로 되돌아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국민 주택은행의 재무제표에 대한 승인을 유보하며 제동을 걸고 있다는 소식도 악재로 더해졌다. 한화증권 투자전략팀 조덕현 차장은 "잔잔한 호악재가 어우러지며 좁은 움직임을 반복하고 있어 '액션'을 취하기가 어려운 장세"라며 "거래량을 수반하는 570선 돌파 여부나 인텔의 3/4분기 실적 전망과 그에 따른 해외 증시 반응을 확인하고 매수에 가담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