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현물시장과 선물시장에서 연일 상반된 매매패턴을 보이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핵심블루칩 위주로 장기 투자하는 현물시장의 외국인들과 달리 선물시장에 참여하는 외국인들은 투기 목적이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31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선물시장에서 6천36계약에 대해 순매수 포지션을 취했다. 이같은 순매수 포지션은 지난 1월31일(7천4백73계약)과 1월18일(6천5백28계약)에 이어 올들어 세번째로 많은 규모다. 전날 연중 네번째로 많은 규모인 5천7백59계약에 대해 순매도 포지션을 취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에 따라 선물가격 약세로 전날 1천1백78억원의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종합주가지수의 발목을 잡았지만 이날은 외국인 매수세로 선물가격이 강세로 전환되면서 프로그램 순매수 금액만 2백억원을 넘었다. 특별한 상황 반전의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지수는 전날과 달리 강한 반등세를 보이는 등 연일 춤을 추고 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팀장은 "과거에도 선물과 현물시장에 투자하는 외국인이 서로 다른 경우가 많았다"면서 "최근 선물시장의 외국인들은 현물과 연계된 헤지거래보다는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성 세력이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량주를 골라 장기 투자하는 현물시장의 외국인들은 관망세가 짙어진 반면 선물시장에 참여한 외국인은 활발한 매매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면서 "국내 증시의 체력이 취약한 만큼 앞으로도 외국인들의 투기적 선물 매매 패턴에 따라 현물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많다"고 내다봤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